갓 쪄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감자에 삶은 달걀과 마요네즈를 넣어 부드러움을 더한 감자 샐러드. 감자 샐러드를 만드는 날은 아침부터 욕심을 한껏 부리게 됩니다.
양푼 한가득, 장정 여섯은 와서 먹고 가도 될 양의 샐러드를 버무리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한번 만들어 두면 점심에 혼밥으로 한번 더 먹기도 하고, 오며 가며 출출할 때 간식 대신 그릇 가득 퍼 담아 퍽퍽 떠먹기도 하지요. 뿐인가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면 이튿날까지도 든든합니다. 때문에 전날 저녁에 미리 만들어 두거나, 양을 넉넉히 해두면 다음날 아침은 훨씬 여유롭게 시작할 수 있어요.
찜기에서 감자가 익어가며 열기를 내뿜을 동안 옆 냄비에서는 달걀이 익어가고, 그 사이 저는 오이를 절이고 캔 옥수수의 물기를 빼둔 다음 햄과 당근을 잘라 준비합니다. 감자의 담백한 맛으로 먹는 샐러드이니 양파는 빼고 오이와 당근으로만 아삭함을 더했어요. 오이는 달걀이 익는 시간만큼만 절여주면 되기 때문에, 달걀 냄비에 물을 올리기 전에 오이를 먼저 절이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15분. 그 정도면 충분히 오이의 숨이 죽고 맛이 들어요. 감자는 익는데 30분에서 40분 정도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활용하면 다른 준비를 다 끝내 두고 감자가 익기를 기다렸다가 바로 버무려 낼 수 있습니다.
포슬 하게 익은 감자는 뜨거울 때 조심히 껍질을 벗기고 매셔로 꾹꾹 눌러 으깨줘요. 달걀도 매셔를 이용해 으깨주면 칼로 다지는 것보다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준비해둔 재료를 볼에 담아 마요네즈, 디종 머스터드,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춰요. (마요네즈는 비건 마요나 소이 마요를 사용하고 있어요.)
치대듯 버무려준 감자 샐러드는 빵 사이에 넣어 샌드위치로 즐기고, 그릇에 담아 샐러드로 먹어도 좋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던 어느 날은 감자 컵을 만들어 그 위에 샐러드를 얹은 다음 파슬리를 솔솔 뿌려 담아냈어요.
담백한 치아바타와 감자컵 샐러드를 함께한 날. 모닝빵 사이를 가르고 속을 두툼하게 채워 넣은 감자 샐러드 샌드위치. 간식으로 즐기기에도 좋은 감자샐러드 샌드위치. 그만큼 식탁 위에 자주 등장해요. 반으로 자른 감자의 테두리를 따라 칼로 동그랗게 길을 낸 다음, 수저로 조심히 속을 파내면 감자 컵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같은 음식도 조금 더 특별하게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요.
감자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위산의 분비를 억제시켜주고 위 점막을 보호해 준다고 해요. 그래서 공복 상태였다가 먹는 첫 끼니로 적합한 식품 중에 하나가 바로 '감자'입니다.
감자에는 피로 회복과 피부 미용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C가 사과보다 세배 가량 풍부하게 들어 있다고 합니다. 비타민C는 열을 가하면 대부분 파괴되는 경우가 많지만, 감자의 경우 전분 성분이 보호막 역할을 해주어 그 정도가 훨씬 덜 하다고 하지요. 여기에 단백질 풍부한 완전식품 달걀까지 더해서 만드는 감자 샐러드는 그야말로 아침 메뉴로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녹색을 띄거나, 싹이 튼 감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을 품고 있으니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햇빛을 받으면 금세 싹을 틔우는 감자는 볕을 피해 어둡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 보관하시면 좀 더 오래 두고 드실 수 있으실 거예요. 늘 여름철 햇감자가 나오는 시기면 언제 다 먹나 하면서도 저장 감자와는 다른 그 단단함과 싱싱함에 자꾸 욕심을 부리고는 한다지요. 그러면 한동안 식탁에는 감자요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싹이 나기 전에 부지런히 처리해야 하는 감자 처리반으로도 오늘의 이 샐러드가 제격입니다. 또 하나의 먹 팁, 감자 샐러드 샌드위치를 만드실 때 체다 치즈를 곁들이면 맛도 풍미도 훨씬 훌륭해집니다. 치즈를 좋아하신다면 함께 넣어 드셔 보시길 추천드려요.
감자 샐러드
감자, 오이, 샌드위치용 햄, 스위트콘, 당근, 달걀, 디종 머스터드, 마요네즈, 소금, 후추, 식초, 설탕
1. 깨끗이 씻은 감자를 찜기에 담고 물이 끓어오르면 중불에 25분, 약불에 10분가량 익혀낸다. (젓가락으로 찔러 쏙 들어가면 잘 익은 상태)
2. 달걀은 완숙으로 익힌 다음 매셔나 포크로 으깨준다.
3. 오이는 반으로 길게 잘라 2등분 한 다음 얇게 슬라이스 한다.
4. 슬라이스 한 오이에 소금, 설탕, 식초를 넣고 버무려 15분간 재워둔 다음 물기를 꽉 짜서 준비한다.
5. 당근은 얇게 채 썰거나 다져서 준비하고, 햄도 잘게 다진다.
6. 감자는 뜨거울 때 껍질을 벗긴 다음 매셔로 으깬다.
7. 모든 재료를 볼에 담고 소금, 후추, 디종 머스터드, 마요네즈로 간을 맞춘 다음 으깨듯 버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