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사랑은 존중의 온도로 이어진다

로맨스, 나를 다시 쓰게 하다 | EP.11

by 마리엘 로즈


나는 사랑을 감정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감정은 언젠가 식지만,
태도는 오래 남는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을 내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아니라,
그 곁에서도 나답게 머무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사랑은 관계의 방향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다.




나는 사람을 사랑할 때
그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만큼 지켜보고
기대하는 만큼 기다린다.

그 기다림은 체념이 아닌
존중이 깃든 여백이다.


사랑은 다가가는 손짓만이 아니라,
멈추어 서는 용기이기도 하다.



사랑은 대상이 있을 때만 생기는 감정이 아니다.
세상을 대하는 나의 시선이기도 하다.


햇빛 스미는 창가에 잠시 머물며
그 빛을 고마워하는 마음,

길가의 꽃을 스쳐 지나가며
‘살아 있구나’ 하고 속삭이는 마음.


그 순간들 또한 사랑의 다른 얼굴이다.




이제 안다.


사랑은 뜨겁게 타오르는 감정보다
조용히 지속되는 온도라는 것을.


그 온도가 나를 단단하게 하고
세상과의 거리를 부드럽게 만든다.


사랑은 관계의 기술이 아니다.
세상을 대하는 나의 품격이다.




사랑은 감정의 끝이 아니라
삶의 태도의 시작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무언가를 뜨겁게 주장하기보다,
온기로 머무르려 한다.


사랑을 ‘하는’ 사람이 아닌
사랑으로 ‘사는’ 사람이 되기 위해.















https://pin.it/3dOhVRy6L

keyword
이전 11화왜 사랑을 소유하려 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