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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showdown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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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금택 Sep 11. 2024

기회는 혼자만 오지 않는다.

5천만원 손해봤던 반지하 빌리 거래.


부동산 투자는 늘 아쉬움을 남긴다. 광명동 성원빌라 반지층 투자경험은 내가했던 가장 멍청한 투자 중 하나 였다.

노무현정부때는 부동산이 폭등하던 시기였다. 재건축 소형평형 의무화, 다주택보유자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도입,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지정, 분양가 전매제한 확대 등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열차례나 내놨지만 시장을 잡지는 못했다.

강남아파트가 하룻밤 자고나면 천만원씩 오른다는 말이 이때 생겨난 말이다. 직장상사 눈치를 보며 어렵게  연차를 쓰고 동네 부동산에 방문했다. 좁은 부동산 사무실엔 사람들로 북적 였다. 소장님하고 말을 길게 할 수 없었다. 소장님은 빠르게 말씀하셨는데, 한마디도 못알아 들었다. “ 오늘부터 광명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서 빌라를 살 수 없어 ,  그런데 6평이하 빌라는 거래가 가능해. 그래서 돈 벌수 있는 최고 좋은 기회야. 아직 아무도 몰라!!!”

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하는지 ,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차  몰랐다.

다음날 다급한 목소리로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6평이하 물건이 딱 하나 나왔으니 계약금을 빨리 보내라는 것이다. 찾아온 성의 봐서 전화 해준거라면서… 6평이하 빌라 가격이 10평짜리 일반 빌라 가격보다 조금 저렴한 정도이니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거래 규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급매물이라는 소리에 묻고 따지지 않고  계약금을 날렸다. 직장인은 돈보내는 것 하나 만큼은 최고 수준이다.  그렇게 나는 광명7동의 반지하 빌라를 갭투로 5천에 샀다. 그 뒤로 몇 달 은 기분이 좋았다. 주변 비슷한 물건 가격이 계속 상승했다.

여기까지가 해피엔딩이었다.  직장으로 돌아간 나는 프로젝트 두개를 동시에 진행해야 했고, 퇴근 후에는  기술사 공부까지 겸하며 직장인 파이터로 하루 하루를 치열하게 보냈다.

2년 후, 토지거래 허가구역이 풀렸다. 역시 그때도 그 말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정상적인 10평짜리 빌라들이 시장에 풀렸다. 6평이하 빌라들은 경쟁력을 즉시 상실했다. 예전 가격으로 돌아간 것이다. 물린사람들이 많아 가격은 계속 하락 했다.  시장이 격변하는 동안에도 나는 직장 다니느라 가격 조차 확인 하지 못했다. 부동산은 그냥 묶 혀두면  오르는거야  하면서…

퇴근길에 우연히 부동산 소장님을 만났다. 맑은 눈으로 요즘 내 물건은 얼마쯤 하는지 여쭤 봤다. 소장님은 말을 길게 하지 않으시고, 많이 싸게 내놔야 팔린다고만 하셨다.


나는 그 집을 팔기위해 2년동안 인테리어를 하고, 교차로신문에 광고도 계속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다.

안 팔렸다.나라도 안산다.

결국 매수 가격에 5천을 낮추고 나서야 매수 손님을 알현 할 수 있었다.  굽신굽신 무릎꿇고 사정하다시피 팔았다.

직장인에게 마이너스 5천만원 이라는 돈은 만져보지도 못한 거금이다. 다행스럽게도 회사는 가슴 아플 겨를도 안주고 일에 일을 더해 주었다.  


18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했을까?

6평이하 반지하 빌라는 안 샀을 것이다.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첫째, 너무 위험한 투자다. 정부규제에 따른 특수한 상황이다. 정부는 언제든 규제를 강화 하기도 하고 완화 할 수 도 있다. 언제 토지거래허가를 풀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 사이에 먹고 빠질수 있다는 자신감은 나에게 없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언제 내놓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부를 믿고 투자한다는 것은 수익에 비해 무모할 만큼 위험이 큰 투자 다.

둘째 . 물건 고유 가치에 비해 비싸다. 단순 규제 때문에 수급이 막혀 오른다 하더라도 방한칸 짜리 반지하가 과연 얼마의 가치가 있겠는가. 재개발도 아닌상황에서 .

지금 생각으로는 해당 물건을 절대 매수 하지 않을 것이다. 부득이 사야만 한다면, 매수 즉시 정부의 스텐스를 면밀히 살피며, 언제든 빠져나갈 태세를 단단히 할 것이다. 세금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실투자액의 50%정도 수익이 났을때 단기간 내에 버렸을 것이다.


그 당시를 회상하면 그만한 것이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눈을 감고 자동차를 운전한 것과 같았다. 정부 규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경제는 커녕 시장의 흐름조차 몰랐다. 입지라는 단어가 있는지 몰랐다. 자본주의 룰을 몰랐다. 기본적인 것을 모르고 부동산 거래를 한다는 것은 호구가 되겠다고 광고를 하는 것이다. 내가 큰손해 없이 지나온것은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이 틀림이 없다.

 부동산 투자를 가능한 어린 나이에 시작하면 구력이 늘어난다. 경험이 많다고 투자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명적인 실수는 덜 할 수 있다.수익과 손실을 지속적으로 입으면서도 부동산 시장을 떠나지 않아야 할 이유다.  시장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몸에 배이지 않는다. 거래 횟수가 많아 질수록 합법적인 사기를 피할 확률이 높아진다.어느 날 부동산투자에 뛰어들 결심하고 열심히 한다고 해서 투자실력이 한번에 늘기는  어렵다.

시장에 오래 남아 거래를 지속하게 되면  평정심을 유지하게되고, 정부의 스텐스와 시장의 추세등 확인해야 할 부분을 놓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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