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상승의 폭을 줄이고 있다. 24년 들어 강남 3구를 필두로 아파트 가격을 회복하며, 마포, 용산, 성수 지역까지 단기간에 이전 고점을 회복했다. 급격한 아파트가격 상승에 금융당국은 직접적인 규제 대신 은행의 대출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대출이 막히자 아파트 거래건수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부동산이 상승을 멈추고 다시 하락할지, 대출에 잠시 눌린 수요가 다시 시장을 이끌지는 아무도 모른다. 예측을 할 수는 있지만, 예측은 예측일 뿐 사실이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시장예측을 포기하지 않는다. 누구나 궁금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살사람과 팔사람은 정반대의 포지션에서 시장이 하락하기를, 상승하기를 원한다.
시장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출규제, 수급, 경기침체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부동산을 차트로 분석하는 전문가는 쌍봉이 터졌으니, 반드시 대세 하락이 온다고 했다.
국제경제 전문가는 채권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후 다시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온다고 했다. 역사적으로 10번 중 9번이나 반복됐다고 한다. 인구감소는 하락론자들의 단골 메뉴다.
하락을 주장하는 분들은 아파트 건축비 대비 시세가 30억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용서하지 못한다.
반대로 시장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 또한 금리인하, 공급감소, 인플레이션 등 완벽한 논리를 갖췄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0.25% 내릴지, 0.5% 내릴지 고민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우리나라도 10월에는 따라 내릴 것이다. 금리인하는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올해 둔촌주공등 단기적인 공급과잉이 예정되어 있다. 공급이 늘어나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화 또는 하락한다. 건축 인허가 개수를 따졌을 때 내년부터 서울의 대형 공급은 기대할 수 없다. 수급을 전문가들은 올해 말 단기적인 하락과, 내년부터 장기적인 상승을 예견한다. 거시적인 안목을 가진 전문가들은 작은 파동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자산의 가격은 장기적으로 상승한다고 말한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누구의 의견을 듣고 사야 할지 팔아야 할지 머리만 아파온다.
최악의 경우를 산정해 보는 것이 결정에 도움이 된다.
매수포지션이라면 매수한 후 부동산 시장이 폭락하는 경우라도 버텨 낼 수 있는지 스스로의 맷집을 가늠해 본다.
대출이자를 감당해 낼 수 있을지, 끝없는 폭락의 공포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 얼마만큼 내재되어 있는지 확인 해야한다. 하락과 상승을 가늠할 수 없는 변곡점에서는 잠시 숨 고르기로 시장의 흐름을 관망하면서 매수를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 그럼에도 매수를 반드시 지금 해야 하는 경우라면 입지가 좋지 않은 곳의 아파트는 피해야 한다. 하락기에 대한 최선의 방어전략은 입지 좋은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이다. 입지만이 하락기에 가격을 지지하고, 상승기에 가장 빨리, 큰 폭으로 회복할 수 있는 보증수표다.
매도포지션이라면 위기관리 관점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 시장이 다시 오를 경우 큰 수익을 볼 수 있으나, 같은 확률로 하락하면 손해다. 소유물건 중 정리해야 할 물건을 일부 매도 해서 최악에 대비해야 한다. 버틸 수 있다면 상승의 수익을 더 가져오겠지만 상승기에 매도타임을 놓치고 하락을 맞는다면, 다음 상승기까지 아주 긴 고통의 시간을 다시 견뎌야 한다. 고통의 양으로 따지자면, 지금 더 큰 수익을 포기하고 작은 수익을 실현하면서 느끼는 아쉬움에 비해, 변곡점을 지나 하락기에 접어들어 손실을 보는 고통이 훨씬 크다.
시장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상승한다. 자본주의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을 먹으며 자란다. 물가가 오르는 이상, 국가와 국민이 존재하는 이상 부동산은 언제나 따라 올랐다. 하지만 단기간의 시점만 본다면 공포스러운 폭락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론적으로는 하락기에 사고, 상승기에 파는 것이 상식이지만,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며, 상승기와 하락기가 끝나는 시점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
이런 오류를 줄이기 위해 전문가인 상승론자, 하락론자를 찾아 각자 원하는 예측을 듣는다. 상승론 자를 만난다면 상투할 위험이 있고, 하락론자를 만난다면 자산을 업그레이드할 기회를 놓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