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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찌개

열다섯 번째 끼니 - 3

by 빛새

몇 주 전부터 집 앞 산책로를 달린다. 그동안 몸을 너무 내팽개친 거 같아서, 더 이상 실의에 빠지고 싶지 않아서 하루에 5km씩 뛴다. 한 주에 세 번, 여름과 가을 사이에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면 하루의 근심·걱정이 싹 날아갔다.


이렇게 달리면 몸이 급격하게 변할 것 같았다. 툭 튀어나온 뱃살도 줄고, 달리기로 단련된 다리는 조금 더 튼튼해지고, 얼굴빛도 좋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식단을 크게 신경 쓰지 않다 보니 내 몸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당장 이번 달에 먹은 음식을 생각해 보자. 첫 주엔 매콤한 소스에 탱탱한 낙지와 신선한 새우, 기름진 소 곱창을 함께 볶은 낙곱새를 먹었고, 둘째 주엔 쌀국수 면과 숙주를 기름과 소스에 볶은 팟타이를 먹었다. 그리고 이번 주엔 세상에서 가장 가공식품이 많이 들어간 찌개인 부대찌개를 먹었다.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니 잠시 끊었던 야식도 다시 먹게 되었다.


식단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으며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맛있는 음식을 하나둘씩 허용하다 보니 건강한 몸을 만들겠다는 굳센 결심이 스르르 무너져 버렸다. 이번 주는 풍성한 추석 연휴인데,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스트레스 없는 다이어트, 그게 될까?


PBSE2244.jpg 열다섯 번째 끼니 - 낙지볶음, 팟타이, 부대찌개, 마라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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