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대 후반까지 47kg인 몸무게를 계속 유지해오면서 다이어트나 운동의 필요성을 딱히 느끼지 않았고 체력도 그때는 젊은 혈기로 쉽게 지치지 않던 시기라 몸을 단련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임신과 출산을 겪고 30대 중반으로 접어들 때쯤 '기운이 달린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를 경험하게 되고 불어난 체중과 더불어 무거워진 몸도 마음에 들지 않아 이 시기쯤 운동의 필요성을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 운동을 시작했고 연예인처럼 날씬하고 탄탄한 체형을 꿈꾸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멋지게 옷도 입고 싶은 마음에 무리하게 식단을 병행하며 운동했었지요. 그런데 머리카락도 빠지고 말하기 민망한 부작용도 겪으며 어찌어찌 원하는 몸무게에 다다랐지만, 목표량을 채우고 운동을 그만둔 시기부터 요요는 무섭게 찾아왔습니다. 몸은 정확히 운동을 멈춘 것을 알더라고요.
그렇게 울적한 마음이 되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관절에 무리를 주면서까지 극한으로 나를 몰아붙이는 다이어트를 해야 하나 자괴감에 빠져 잠 못 이룰 때, 친구의 건강한 운동 생활 게시글이 제게 좋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미용이 목적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활력 있고 꾸준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운동은 꼭 필요한 것이라는 걸 깨우치게 된 것이죠. 바르지 못한 자세 때문에 늘 고통받던 목과 어깨, 허리에 좋다는 발레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고 뻣뻣하고 뭉쳐있는 내 몸을 마주해보니 나 자신을 너무 돌보지 못한 것 같아 미안했습니다. 길게 몸을 늘이고 근육을 이완시킬 때마다 고통이 따라왔지만, 그 시간이 끝나고 나면 개운하고 근육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밋밋한 몸이 조금씩 단단해져 가는 걸 내 눈으로 확인하는 게 보람 있었어요.
또 그 힘으로 아침 컨디션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운동을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아침 일찍이나 저녁 늦게 동네와 운동장을 달리는 달리기의 기쁨도, 잘 쓰지 않는 근육들을 이용해서 몸을 바로 잡는 필라테스를 하며 얻는 성취감도, 다룰 줄 아는 기구들이 늘어나며 트레이너에게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들을 때의 뿌듯함도, 마음의 안정을 주는 요가도 모두 내가 시도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감정들과 경험이죠.
혼자 등이 땀으로 범벅이 되도록 신이 나게 했던 스쿼시도, 완벽하지 않지만, 겁 많고 힘이 약한 내가 '그래도 하면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얻게 된 암벽 타기도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나가는 데 도움을 주었어요. 물론 이 모든 활동을 한꺼번에 한 것은 아니고 내게 맞는 운동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테니스를 치고, 골프와 수영도 하고 철봉이나 맨몸 체조 등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하나둘씩 늘어나고 그들이 어떤 시간을 쪼개서 운동에 투자하는지, 귀찮음과 게으름을 무릎 쓰고 어떤 마음으로 운동에 집중하고 어려움들을 이겨내는지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잠시 느슨했던 내 동기부여에도 긴장감이 생겨요.
어떤 일을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데 몸이 아프고 체력이 부족하면 여러모로 손해 볼 일이 많을 겁니다.
건강은 운동만으로 보장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 움직이는 힘을 증폭시켜 줄 수 있다고 믿어요.
내일의 시도! 시간과 물질이 부족해서 운동 못 한다는 핑계를 접어두고 틈틈이 스트레칭하고 계단 걷기라도 해보는 것. 내 몸의 균형을 잃지 말고 적절한 움직임으로 나에게 새 힘을 주는 일 같이 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