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메시지함

by 행동하는독서


<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삐 소리가 나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된 후에는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삐~~~~~ >


대담함~ 나야.

전화를 받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메시지를 남긴다.

그동안 연락도 못 했네. 정말 미안하다.

10년 전, 연수를 집 앞에 바래다줄 때, 연수가 손잡아 달라고 했던 거 사실이야. 나도 좀 당황했는데… 그게 진짜 너의 마음이었다니... 전혀 ㅅ아상하지 못했어. 나 그때 엄청나게 놀랐었거든. 설마, 설마, 하면서 지냈어, 그걸 이제야 알다니... 내가 이렇게 무딘 사람이다. 그저 술 취해서 했던 행동이라고 생각했어. 그런 너의 마음을 조금도 몰랐네.


지난 시간 돌이켜보니 너에게 조금도 배려하지 못한 것 같다. 늦었지만 용서해줬으면 좋겠다. 너와 다시 통화하고 보내는 동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많이 났다. 이런 걸 행복이라고 해야 하나봐. 이런 나를 상대해 주느라 얼마나 힘들었겠니? 난 참 바보야. 그동안 연수 마음이 많이 아팠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네 생각 많이 했다. 마치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네가 옆에 있다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 모양이야. 돌이켜보면 학교 다닐 때나 지금이나 네가 옆에 있을 때 참 편안하고 즐거웠어.


연수야 크리스마스 때 만났던 거기서 만날 수 있을까?






<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삐 소리가 나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된 후에는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삐~~~~~ >


선배님, 이제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건가요? 재미있네요. 지금이라도 이런 이야기 들으니 나쁘지 않네요. 그런데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을 돌았어요. 선배랑 연락을 다시 시작하고 즐거웠어요. 철없었던 10년 전으로 돌아간 거 같았어요. 선배와 영화 보고, 술 마시며 보냈던 시간이 다시 생각나더라고요. 지금 돌이켜보면 아무렇게나 막 대했던 선배가 좋았던 거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선배에게도 조심스러워져서 안타까워요.


선배... 이대로, 좋은 추억으로 남기는 게 좋겠어요. 저는 우정도 사랑도 잘 지키고 싶어요. 선배를 다시 만난 시간 영원히 기억할게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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