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장 속에서 다른 높이에 있는 관찰자에게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다고 말한다.... 중력장이 더 강한 지면에 있을수록 시간이 더 느리게 흘러가기 때문이다.'-[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 73p], 스티븐 호킹
읽은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은 챕터인데, 중력장이 시간을 느리게 하는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 대중과학서적들을 틈틈이 읽고 있지만 알아듣는 건 반이나 될까. 아는 단어들의 조합인데 뜻을 알 수가 없는 글들.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욕심에 비해 모자란 과학적 기초가 늘 아쉽다. 아무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라는 결론은 마음에 남는다. 실제 생활에는 결론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닌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과정까지 다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사치일 수도. 문과적 관점에서도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사례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를테면 주말과 평일의 시간이 다른 속도로 흘러간다는 사실 같은. 시간의 상대성을 문과적 시각으로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중력장이 더 강해질수록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다]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가 사랑의 중력에 익숙해지기 전 얼마간의 반짝이는 시절. 시간은 날아가는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다시 이 글의 첫 문장을 살펴보자.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장의 영향이 줄어들수록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그러니까 사랑에 빠진 상황을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고 표현한 것은 의외로 과학적인 문장인 셈이다. 반면에 하루가 일 년처럼 긴 어떤 날. 그런 날은 몸과 마음이 축축 처진다. 그렇게 아래로 향하는 것들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그런 날에는 높은 곳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차오르는 숨과, 쏟아지는 땀 속에 나쁜 것들이 다 쓸려나가고 나면 그만큼 가벼워질 것이고, 가벼워진 것들의 시간은 다시 본래의 속도로 흐를 테니. '시간이 멈추는 순간'이라는 표현도 살펴보자. 보통 일상을 살며 마주하는 황홀한 순간, 혹은 고도의 몰입감을 느끼는 순간을 일컫는 말인데. 시간이 단절된다는 블랙홀 속의 상황과 비슷한 걸까? 특정한 대상 혹은 시간에 너무 깊게 몰입하면, 마치 블랙홀에 빠진 것처럼 그 상황에 푹 빠져버린다는 말일지도. 이렇게 많은 '무엇 무엇할지도'의 진위여부는 일단 사건의 지평선 너머에 두는 걸로 하자.
[끝없이 달리다 보면 사건의지평선 너머 홀로 단절된 느낌 비슷한]
이런저런 생각들을 쭉 이어가다 보니. '범용 되는 문과적 표현에 대한 타당성 검증'정도의 과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만가지 말장난이 넘치는 난장판이 되겠지만, 원래 드립의 난무 속에 해학과 위트가 있고, 해학적인 삶이야 말로 작금의 시절에 꼭 필요한 삶의 태도일 것이니. 좋지 아니한가. 교수는 김상욱 쌤이 좋을까? 궤도님이 좋을까. 과학적으로 검증된 드립을 익히고자 하는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