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을 옮기려는 여인의 품에서 전화가 울렸다
통화를 끝낸 그녀는 흐느꼈다
왼쪽으로 승용차 한 대가 스쳐갔다
눈물을 닦자 누군가 길을 물었다
기억을 더듬어 간신히 대답을 해주었다
입은 외투의 아래쪽에 먼지가 묻어 있었다
먼지를 털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전에 다투었던 친구가 지나다 다가왔다
아무렇지 않은 척 어색한 대화가 지나갔다
그가 떠나고 한 줄기 바람이 불었다
호흡이 가라앉으며 마음이 차분해졌다
여인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었다
이제 걸으려는데 구두 굽이 부러져 있었다
아직도 걷지 못한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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