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창승 May 14. 2023

검은 별

보랏빛 타오르던 별이 검게

식어버렸다     


거짓처럼 환한 미소 흩뿌려

밤하늘 속 무지개를 들추어내던

그 시절 신비는 스러졌다     


어둠조차 눈부신 영롱이라며

찬양의 기도 마지않던 신자는

화창함마저 태양의 기만이라는

무신론자의 조소를 퉤 뱉어낸다     


곳곳에 피어있던 마법이 시들자

싹을 틔우는 건 이제

무의미란 씨앗이다     


대지를 하얗게 삼킨 허무의 잎들은

무성히 자라고 자라 오직

하나의 길을 허용하는구나     


영겁의 바다 향해 옮겨보는 걸음

죽음이라기보단 그저

서글프고 무던한 회귀일 뿐

이전 09화 어느 새벽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