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이 Oct 08. 2021

하와이에서 구급차가 출동하자마자 내가 한 첫 마디

"저 보험 있어요!!!!!"

올해 3월, 경미한 사고를 당했다. 쓰레기통을 옮기는 작은 트럭에 살짝 닿아 넘어졌다. 정말 느낌도 안나게 살짝 닿았는데도 그 힘에 밀렸나보다. 확실히 차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ㅠㅠ


나는 너무 놀라서 그 자리에서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사실 그렇게 많이 다치진 않았는데 놀라서 몸도 움직여지지도 않고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나는 원래 엄청 빠릿빠릿한 사람이었는데! 정신 놓고 다니다가 사고가 나다니! 빠져가지고 길도 제대로 못 다닌단 말인가!!


주위에서 뭐라고 뭐라고 하시며 도와주려 했는데 그것도 들리지 않았다. 운전했던 분께서 911에 신고해주셨다. 바로 옆이 소방서라 그런지 엄청 큰 소방차가 제일 먼저 왔고, 그 다음 경찰차가, 그 다음 구급차가 왔다. 헉 이정도 스케일의 사고는 아니었는데 ㅠㅠㅠ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사고 후속처리를 정말 신속하게 잘 해주신 느낌. 고객(?)만족도 최상


이때 나는 필사적으로 첫 마디를 했다. "저 보험 있어요!!!!!" ㅜㅜ



하와이는 미국에서도 복지가 굉장히 잘 되어있다. 모든 소수자를 환영하는 분위기. 알로하 정신. 체감상 인종차별도 적고, 이민자, 성소수자, 장애인, 노인, 아이, 동물까지 다양한 사람들 모두에게 친절하다.


느린 사람을 기다려줄 줄 알고, 다른 사람을 인정할 줄 알고, 실수도 잘못도 품어줄 줄 아는 것 같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동권이나 다양한 아이들의 교육권을 보장해주고, 느리더라도 함께 가기 위해 노력하는, 내가 느끼기에 내 인생에서 만난 가장 관대한 사람들인 것 같다.


최소한 사람이 살게 해주는 정책이 많다. 노숙자나 마약중독자, 또는 취약계층 주민이나 아동들에게도 복지가 전달되도록. 또는 자살방지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 전화만 걸어도 사회복지사가 30분 이내에 출동해주기도 한다. 사람을 살리는 일에 진심인 편.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서 성격 급한 사람들이나 너무 뛰어나신 분들은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본토로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것도 현실이다. 


어떤 사람은 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나 성장 단계에 맞춰 큰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병원이 비상이자, 그런 아이들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아닌 이상 정기적으로 필수인 수술조차 진행해주지 못했다고 한다. 본토의 큰 병원으로 갈 수 있게는 해줬다고 하지만... 그래서 결국 미국에서 평생을 일궈온 모든 삶과 경력을 뒤로 하고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었다.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코뼈가 부러졌는데도 숨은 쉴 수 있다고 수술을 안해줘서 본국까지 비행기타고 가서 수술을 받았다고 하는 분도 있었다. 결국 본토로 이사를 결정하시게 됐다고...


뭐... 어쩔 수 없는 상황이겠지만 말이다.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긴 하지만 더 나은 삶까지는 무리인 것일까?








더 자세한 사건 경위는...


이전 06화 직업만족도 최상, 누구나 꿈꾸는 회사에서 일합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