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에 대하여
방학 기간을 맞이하여 모처럼 큰 딸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아직 아침이고 약간은 흐리고 바람도 조금 있어서 운동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산책로로 들어서기 직전에 갑자기 큰 딸이 나에게 물었다.
"아빠! 이 거 먹을 수 있어?"
산책로 초입부에 있는 나무에 예쁘게 생긴 열매가 많이 달려 있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어, 먹어봐."
큰딸은 얼른 열매 하나를 따서 잎에 넣어 보더니 오만상을 다 지으며 열매를 뱉어냈다.
"우웩! 이거 너무 시고 떫은맛이 나는데. 못 먹는 건데 아빠 거짓말 한 거지?"
"아냐! 먹을 수 있어, 관절염에도 좋고 술이나 아니면 효소로 만들어 먹어. 아직 덜 익어 그럴 수도 있어"
솔직히 나도 직접 먹어보지는 않아서 어떤 맛인지는 모른다. 다만 약재로도 많이 사용된다는 것 만 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가로수로 있는 것은 살충체를 뿌렸을 수 있어서 안 먹는 게 좋아."
둘째와 다르게 식물이나 꽃에 관심이 많은 큰 딸은 나름대로 주의 깊게 설명을 들었다.
학교에서도 조경 수업시간에 아이들은 꼭 나무에 달려있는 열매가 먹을 수 있는 건지 물어본다.
아이들은 나무의 이름과 형태, 특성보다는 달려 있는 열매가 먹을 수 있는지가 더 궁금한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는 먹어보라고 말한다. 학교에 있는 수목은 거의 살충제를 살포하지 않기 때문에 먹어도 상관은 없다. 물론 대부분의 아이들은 쓰다고 떫다고 말하며 뱉는다.
사과, 배와 같은 과수가 아닌 이상 오디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열매들은 다려먹거나 술로 만들어 먹으니까 그냥 먹으면 맛이 없다. 말로 가르쳐 주는 것보다는 직접 몸으로 경험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항상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해준다.
우리 큰딸이 아무 생각 없이 열매를 먹었던 나무는 바로 해당화(海棠花)이다.
해당화는 장미과에 속하는 관목으로 키가 2m 내외 정도이다. 대분분의 식물에게는 지옥 같은 바닷가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꽃을 가지고 있고 좋은 향기를 가지고 있어 조경용으로 많이 식재되어 도로변이나 공원등에서 볼 수 있다. 붉은색 열매는 채취 후 건조하여 약재로 사용이 가능하며 또 염색을 위한 매염제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강한 생명력과 아름다운 꽃 그리고 쓸모가 많은 열매를 가지고 있는 해당화는 훌륭한 조경용 수목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 다만 장미과 속에서 줄기가 가는 가시들이 많아 어린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는 식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해당화(海棠花)는 원래 한자어처럼 바닷가에 피는 꽃이 었지만 지금은 번식이 많이 되어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그리고 해당화에 관련된 노래들만 해도 여러 곡(해당화 피는 마을, 내가 심은 해당화, 한송이 해당화 등) 이 있다. 그리고 해당화는 원망, 그리움, 온화, 연인의 숨결 등 다양한 꽃말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해당화 이름만 알지 실제 모습을 알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제 해당화를 보게 되면 척박한 바닷가 환경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해당화의 생명력을 느끼며 감상해 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