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팥빵은 팥앙금빵, 안빵이라고도 하며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빵 안에 팥고물이 들어있는 평평하고 둥근 원형의 빵으로 1874년 일본의 이바라키 지방 출신의 키무라 부자가 처음 만들어 긴자의 가게에서 팔기 시작한 것이 단팥빵의 시초다. 성형 시 헤라로 너무 누르면 굽고 난 후 반죽 윗면에 앙금이 비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고 헤라로 숨구멍을 내주지 않으면 2차 발효하는 동안 중앙의 구멍이 사라질 수 있다.
단팥빵은 성형이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렵다. 헤라로 팥앙금을 반죽 가운데에 위치하도록 넣어야 하고 일정하고 균일하게 감싸는 것이 포인트다. 하지만 반죽을 끌어모아 봉하다 보면 윗부분은 얇아지고 아랫부분은 두꺼워지기 십상이다. 내가 만든 단팥빵은 아랫부분이 모두 두꺼웠다. 그래서 빵을 그럴싸하게 구워낸 뒤 잘라보고 항상 좌절했던 기억이 있다. 손에 힘을 빼고 감각만으로 모든 반죽이 균일하게 팥을 감싸면서 동그란 원형이 나오도록 하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단팥빵의 생명인 달달한 팥소는 생각보다 호불호가 있는 식재료다. 당연히 내가 좋아하기에 많은 사람이 좋아할 거라 예상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기호조사를 해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팥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팥이 들어간 빵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고속도로를 타게 되면 방앗간처럼 들르게 되는 휴게소에서 꼭 사 먹게 되는 호두과자, 겨울에 길거리 간식의 대표주자인 호빵 그리고 붕어빵까지 팥이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우리나라에서 팥은 동짓날 팥죽을 쒀 먹기도 하고 떡이나 빵의 앙금으로 자주 사용하며 여름에는 팥빙수를 만들어 먹기도 하는 사계절 내내 애용하는 식재료다.
일단 나는 팥을 좋아한다. 그래서 농사를 짓는 친정엄마가 직접 키우신 생팥을 주셨을 때 견과류를 다져 넣어 팥앙금을 만드는 수고로움도 자처했다. 내가 팥앙금을 좋아하는 이유는 달달하고 식감도 좋고 빵이랑 궁합이 좋기 때문이다. 오늘은 직접 만들어 두었던 단팥을 이용하여 생크림이 같이 들어간 단팥빵도 만들어보고 야채호빵과 팥이 들어간 호빵도 만들어 보았다. 오랜만에 만들어본 생크림 단팥빵 역시 팥앙금과 생크림의 위치 설정 실패로 못난이 생크림 단팥빵이 완성되었지만 내가 지금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니 맛만 좋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호빵은 이번에 처음 만들어 보았는데 발효시간도 짧고 오븐이 아닌 찜기에 올려서 약불로 찌기만 하면 되니 다른 빵보다 간편하고 맛있었다.
데운 우유와 단팥빵만 있다면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단팥의 진정한 매력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맛있는 건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눠 먹을 때 더 맛있기 때문이다.
<단팥빵>
1. 반죽기 통에 강력분, 제빵개량제, 이스트, 소금, 설탕, 탈지분유를 넣고(설탕과 소금을 한쪽에 이스트는 꼭 반대쪽에 넣는다. 나머지 가루재료는 아무 곳이나 상관없다.) 1단으로 15초 돌린다.
10. 덧가루를 바르고 통팥앙금을 40g씩 동그랗게 분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