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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영 Aug 20. 2023

도시 울타리를 지키는 파수꾼 꽃댕강나무

 공해를  이기고 맹아력 좋은 도시나무 아벨리아

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 산책길에 나섰다. 너무 굵지도 세지도 않게 내리는 비는 우산을 쓰고 걷기에 알맞았다. 비가 오는지라 마음도 촉촉이 젖어들었다. 모처럼 아침 산책길이라 기분이 좋았다.


산책길은 이십여 층 높이의 아파트가 즐비하다. 비를 맞은 맞은 아파트가 고요하다. 4차선 도로는 한가롭다. 한낮에는 씽씽 달리는 자동차가 즐비한데 이른 아침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는 드문드문하다. 도로가 인도에는 지나는 사람이 없다. 이른 아침인 데다 비까지 오는 휴일이라 조용하기만 하다.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도시의 모습을 혼자서만 보는 것 같아서 제법 마음이 그럴싸하다. 스스로 멋스러운 사람이 된 것만 같다. 저녁때 남편과 자주 걷는 동네 한 바퀴 산책길인데 비 오는 아침에 홀로 걸으니 충분히 감상적인 사람이 된다.





삭막 하기만 할 것 같은 도시의 산책길에서도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산책길에 눈에 들어온 나무와 꽃은 지난봄에 만났던 식물이다. 서너 달 전에도 피어 있던 꽃이 아직도 피어 있는 것이 신기했다. 꽃이 꽤 오래 피어 있다는 생각을 하며 꽃나무 앞에 섰다.  


나무의 이름은 꽃댕강나무다. 나무는 중국산 댕강나무를 원예종으로 재배한다고 한다. 보통 1~2m 크기로 자라고, 꽃이 피는 시기도 꽤 오래 피는데 6~10월까지 핀다고 한다.


꽃댕강나무 가지는 굵기가 0.5mm로 적색으로 가늘고 위에서 아래로 축축 늘어져 있어서 덩굴식물처럼 보였다. 아파트 울타리에 핀 꽃댕강나무 크기는 성인의 허리춤 정도 되었다.

 

가장 먼저 꽃을 눈에 담았다. 꽃은 줄기의 끝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한꺼번에 모여서 피고 둥글게 피는 총상꽃차례로서 원추화서다.

하얀 종모양 꽃은 끝이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었고, 꽃 밖으로 수술머리가 삐죽 꽃잎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수술은 4개, 암술은 1개라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암술과 수술은 제대로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요리조리 사진을 찍어보아도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하얀색 꽃잎이 물기를 가득 머금어 영롱하다.


꽃받침은 꽃잎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 갈색으로 다섯 갈래로 갈라져 저 홀로 피어 있기도 하고 끝에 하얀 종모양 꽃을 매달고 있기도 하다.


꽃댕강나무의 잎은 붉은색 가지에 마주 보며 자란다. 잎은 비를 맞으며 진한 초록빛으로 반짝였다. 계란 모양으로 3~4cm 정도 크기의 이파리도 있고 이제 막 새순이 올라온 연둣빛 1~2cm 여린잎도 있다.  


가지는 적색으로 1m 정도의 길이로 위에서 아래로 축 늘어진 모양을 하고 있다. 적색 가지마다 마주 보며 자라는 초록 잎사귀가 달려 있고, 가지 끝에는 갈색 꽃받침과 하얀 꽃이 달려 있다. 무성하게 가지를 내리고 잎을 달고 있다. 나무에 비해서 꽃이 작아서 몸을 낮추고 눈을 가까이해야 꽃을 자세히 볼 수 있다.

     

한참 동안 카메라를 들이대며 꽃과 잎, 줄기와 전체적인 나무의 모습을 담았다.


지난 봄날에 만났을 때보다 꽃댕강나무에 마음을 빼앗긴 이유는 비 때문인 것 같다. 비가 주는 차분함이 작은 꽃에 마음을 두게 했다. 비에 젖은 나무의 모습이 반짝거려 더 어여쁘게 다가온 것이다.


비 오는 날 이른 아침 산책길에 만난 꽃댕강나무꽃을 예쁘게 담고 나서야 가려던 길을 다시 걸었다.    

 


정보를 추가하자면 꽃댕강나무는 공해와 바람에 잘 견딘다. 그래서 도시의 아파트 주변 울타리와 학교나 공공건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꽃댕강나무는 맹아력이 좋다. 맹아력이란 아까시나무처럼 본 줄기가 훼손되어도 남아 있는 뿌리에서 다시 새로운 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하는데, 꽃댕강나무도 맹아력이 좋아서 번식을 잘하는 나무다.


꽃댕강나무는 꺾꽂이에 의해서만 번식이 가능하며, 봄부터 가을까지 새로 자란 가지로 증식시킬 수 있다. 주택에 살고 있다면 울타리에 심어도 좋을 것 같다.


이름이 꽃댕강나무라고도 하고 아벨리아라고도 하는데 이름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꽃댕강나무는 향토 나무 같은데 아벨리아는 서양꽃스럽다.


꽃댕강나무는 반상록으로 봄부터 초겨울까지 푸른 잎을 볼 수 있다. 앞으로 11월까지 꽃댕강나무의 초록빛과 하얀 꽃을 볼 수 있다. 그러니 도심 산책길에 꽃댕강나무를 찾아보자. 특히 이른 아침 비 오는 날 산책길이라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 첫눈이 내리고 11월말에도 여전히 곱게 피어있다~~ 정말 강인한 꽃이다



<꽃댕강나무> 자료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학명 : Abelia mosanensis T.H.Chung

 피자식물문(Angiospermae)-쌍자엽식물강(Dicotyledoneae)-산토끼꽃목(Dipsacales)

-인동과(Caprifoliaceae)-댕강나무속(Abelia)

개화기 : 6월~10월

꽃색 : 분홍색, 백색

형태 : 반상록성 활엽 관목

크기 : 높이 1~2m

분포 : 한국(중부 이남)

원산지 :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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