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와 아침밥
아직은 식구 모두가 잠들어 있는 이른 아침,
홀로 깨어 일어나 뒤척이다
배고픔에 까치발하고 주방으로 가
전기밥솥 안에서 찜질 중이던 따스한 쌀밥 한 공기와
반찬이라고는 김 한통을 들고
다시 살금 살금 내 방으로 돌아오려는데...
열대야로 인해 열어 놓았던 현관문 밖에서
무언가를 열심히도 주워 먹고 있던 참새 한 마리와 마주친 순간,
마법에 걸린 듯 온 몸이 얼음처럼 굳어져 버렸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참새가 놀라서 날아가 버릴까봐
한 손에는 밥공기를, 한 손에는 김 통을 들고 서서
들숨 날숨 소리만 겨우 들리던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참새가 휘리릭 날아간 다음에야 얼음땡이 끝나버렸다.
그 아주 잠깐의 시간,
참새의 배고픔을 위해 온 우주가 잠시 멈춰버린 것 같았던 그 시간,
비록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강렬함에 압도되었다.
나도 배고프지만
너의 배고픔을 위해
숨죽이며 기다려주었던 그 시간.
너의 배부름이
나에게 작은 행복으로 되돌아오는 놀라운 신비.
그래...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