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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를 마무리 하면서…….

by 차돌쌤

2025학년도를 시작하면서 초등교사의 삶을 나누려 하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삶을 기술하는데 있어 어둠을 숨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20년간 초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1년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려 하였지만,

어둠 없이 밝음을 나타내는 글인, 피상적인 글은 의미가 있을까?

요즘은 선생님들의 죽음의 소식을 언론매체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럼 과연, 내가 근무하는 곳은 안전한가?

나의 성향은 싸움이나, 언쟁을 좋아하지 않는 평화주의자에 가깝다.

학교에는 여러 집단이 이해관계로 섞여 있다.


교육학 이론을 살펴보면, 가르치는 교사, 배우는 학생, 가르치는 내용이 교육의 3요소라고 기술되어 있다.


정말 그런가?

굳이 교육학 기준으로 학교를 3요소를 기술한다면


첫째, 사람이다.

즉, 정규직과 비정규직, 무기 계약직 등이 있다. 정규직에는 교사(열심인 교사, 관리가 필요한 교사, 방치하는 교사), 관리자, 행정직원(행정실장, 급식, 시설, 청소, 배움터, 당직 등), 비정규직에는 방과후 강사, 시간 강사, 무기 계약직(행정사, 돌봄, 늘봄, 종일반 등) 여러 직군이 모여 있다. 사람이 많다는 것은 갈등이 많다는 것이다.


둘째, 학생이다.

학생들 중에는 선생님을 존경하는 학생, 선생님을 학원 선생님보다 못하게 생각하는 학생, 선생님의 말보다 엄마의 말씀을 더 신뢰하는 학생, 선생님은 우리를 혼낼 수 없는 것으로 아는 학생, 학교가 제일 편한 장소 여기는 학생 등 이제 학교는 학생들에게 어려운 장소가 아닌, 편하게 지내고, 때론 기분풀이 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셋째, 교육과정이다.

학교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예전보다는 학교 즉 교사에게 재량권을 많이 주었다고 하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교육부에서 제시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교육정책에 따라 의견 없이 따라야 하고, 여러 기관의 요구에 추가할 내용이 많다.


현재, 이 세 가지 보다 가장 위력을 미치는 것은 학부모이다.

학교에는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녹색어머니회, 도서도우미, 급식 점검단, 교사들에게 행사나 생활지도에 대해 조언을 서슴치 않는 학부모들이 많다.

이러한 이해관계를 빠뜨린 학교현장의 삶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몇 개월 전 나의 머릿속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글을 멈추었다.


학교는 교육하는 장소이다.

교사는 자유롭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학생 맞춤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은 선생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수업시간에는 열심히 참여하고, 학교에서 정해진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학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밝음과 어두움을 기술할 수 있을까??


p.s.

종종 평화주의자라는 용어 아래에

학생들이 무서울 때가 있고,

학부모의 전화를 피하고 싶을 때가 있고,

마음은 거부하지만 행정 업무를 하는,

동료교사에게 최대한 맞추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물론 나도 그들의 짐이 되지 않는다고 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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