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서정화 04화

꽃자리 2

by 지구 사는 까만별




바람이 분다

장마에 젖은 흐림이

초록 자리를 펴다


낮의 경계에 손님이 찾아왔다

인간은 한 다발의 시련을 받아낸

의자를 꽃자리라 칭한다


짧기에 찬란한 꽃과

오래도록 찬란한 잎들이

넉넉한 배롱나무를 떠났기에


나무는 말도 없이

의자에 내려앉은 생명들을

바라만 본다


손님은 해 질 녘 의자에 앉아

한 다발의 시련을 받아낸

삶들을 꽃자리라 칭한다








P.s 백일홍이 시련으로 만들어낸 오늘의 자리입니다. 배롱나무의 눈물에는 사람과 달리 고운 빛깔이 있네요. 사람의 눈물이 투명한 건, 타인의 여운을 줄이기 위한 진화적 배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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