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쎈 힘

기쁨은 배(倍), 슬픔은 반(半)

by 박점복


넓은 세렝게티 초원 이쪽에선 가젤들이 막 새끼를 낳았나 봅니다. 여기저기서 축하받느라 바빠요. 갓 태어난 녀석 또한 금세 엄마의 배냇 껍질을 훌훌 벗으며 몇 차례 기우뚱거리는 가 싶더니 벌떡 일어나 보답을 합니다.



어허! 그런데 다른 저 쪽에선. 수많은 누우 떼 녀석들이 뿌연 먼지 내뿜으며 어딘가를 향해 쏜살같이 내달립니다. 사자 녀석이 뒤쫓아 오고 있어요. 어쩔 수 없이 한 녀석은 사정없는 사자 발톱에 그만 힘없이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한쪽에서는 새 생명의 잉태와 탄생으로 한껏 즐거워도, 또 한 편에서는 아픈 이별에 고개 떨구며 동료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게 세상사인가 아요.




"도무지 견딜 수 없을 만큼 괴로워 죽겠거든요. 그런데 남들은 왜 나처럼 똑같이 아파하지 않을까?' 날아갈 듯 기뻐 큰 소리로 세상 향해 " 나 합격했단 말이야!" 목청껏 외치며 알아주길 애타게 바라는데, 반향의 메아리가 이렇게 없어도 되느냐며 입이 댓 발이나 나와 있기도 하고요.


조금만 더 속히 지나길 간절히 바랐지만, 손잡아 일으켜 주길 그렇게 원했어도 무심한 듯 자기들 볼일에만 정신없었으니까요. 도, 당신도, 저네들도........


힘든 투병으로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 무엇을 해도 전혀 즐겁지 않은 데도, 더 안타깝고 슬퍼만 지는 데도 세상은 야속하게 잘도 돌아가고 있

다잖던가요. 저들이 괴로워할 때 내가 같은 아픔을 못 느꼈던 업보처럼 말입니다.


이쪽 환희와 저쪽 슬픔이 하늘의 조정에 맞춰 바늘을 가운데로 정확하게 맞추며 조금씩 조금씩 순환하고 있습니다. 더디 떠나길 바라마지 않았던 즐거움의 순간도, 너무 아파 견뎌내기 힘들다며 쌩하니 스치길 바랐던 찰나도 인정사정 봐주질 않습니다. 다만 규정을 지켜갈 뿐이랍니다.


그렇게 흘러 떠가지만 그 터의 일부인 우리 인생들은 아픔과 기쁨을 나누고 함께 할 고유하고 독특한 특성을 하늘은 우리에게 선물로 부여했다네요. 바로 공감 말입니다.


그러기에 기쁨은 나누면 배가되고 슬픔은 함께 하면 반으로 줄어든다는 신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말고요. 나누고 같이 아파하는 공감 능력이 실한 세월을 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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