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엇일까?
죽음이란 무엇일까?
깊이 없는 내겐 어려운 질문이다.
그렇다면 잘 사는 건 뭘까?
역시나 어렵지만 조금 더 웃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하는 것.
그 비슷한 느낌 아닐까
어릴 적 아이는 막연히 죽음이 두려웠다.
죽는 순간의 아픔, 사후세계에 대한 공포도 그러했지만
엄마와 아빠 내 가족들을 영영 못 보게 된다는 데에
그 슬픔이 너무 컸다.
그리고 서른아홉의 어느 날
그 두려움은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공포스럽지는 않다.
지켜야 할 이들과 슬픔을 함께 나눌 가족
그리고 위로를 건네는 친구,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평하게도
지금 나의 이 슬픔은.
내게만 주어지는 형벌이 아니라
누구라도
하물며 내 어린 자식도
언젠간 나의 가는 길을 배웅할 것이기에
사는 자가 받아들여야 하는 소명이다.
죽음은 평범한 일이다.
꽃이 피고 지듯
영원한 삶은 없고
저무는 것 또 한 삶의 이치다
죽음은 평범하지 않다.
누군가가 남긴 취향과 습관 걸음걸이
그런 사소한 정취부터
생각하고 지지했던 모든 것들이
존재와 함께 사라져 버리는 일은
하나의 우주가 소멸하듯 거대한 일이다.
몸은 재가 되어 땅속에 머물지만
그 영혼은 어디로 가는가,
나의 아버지는 바람이 되었을 것이다.
휘 휘-
휘파람을 불며
자유롭게 산으로 바다로
행복한 여정을 떠났을 게다.
언젠가 나 역시 그곳에 닿아
다시 만나게 되는 날엔
당신의 손을 잡고
활짝 웃으며 말하고 싶다
아빠, 나 잘하고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