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 아니 세심한 당신에게

앤서니 브라운의 [겁쟁이 윌리] 리뷰

by 반짝풍경

한국 부모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동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입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고릴라와 원숭이를 많이 그리지요. 영화 킹콩을 감명 깊게 봤으며, 고릴라의 눈동자에 매료되었고, 고릴라를 떠올리면 아버지가 연상된다는 그래서 고릴라와 원숭이를 그리게 되었다는 그.


앤서니 브라운의 사진을 보다 보면 그의 작품 속 윌리 그리고 고릴라의 모습과 그가 겹쳐집니다.


그의 그림책 가족 중 뭐니뭐니해도 '윌리'는 30여년 간 꾸준히 사랑받아 온 인기만점의 캐릭터입니다. 윌리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윌리 시리즈의 첫 편인 [겁쟁이 윌리]의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를 앤서니 브라운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답니다.


우리 모두는
겁쟁이 윌리
같은 면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신감을 뽐내고
싶어 하지만
대부분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자신감이 있지는 않아요.

그런 척할 뿐이죠.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걱정하는 소심한
자아가 있기 마련입니다.

-앤서니 브라운





30년지기 평범한 친구 '윌리' 시리즈의 첫 이야기, [겁쟁이 윌리]

앤서니 브라운 Anthony Edward Tudor Browne


윌리는 아주 소심하고, 걱정이 많고, 배려심이 지나치며 잘하는 게 없는 친구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설픈 윌리의 모습은 유머스럽고, 노력하는 과정 역시 웃음을 자아내지만, 누구에게서나 발견할 수 있는 친숙함과 평범함이 매력인 윌리. 그것이 첫 탄생 이후 30년이 훌쩍 지난 후에도 윌리 시리즈가 여전히 사랑받는 비결인 듯해요.


벌레 한 마리도 밟아 죽일까 싶어 조심조심 걷는 그런 윌리에게서 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해요. 윌리는 강해지고 싶어 근육을 키우고 식단 조절을 하고 명상도 하지만, 겉모습이 변하고 자신감이 넘치게 된 후에도 사과하는 버릇은 여전합니다. 오히려 배려심이 지나친 성품 그대로인 윌리의 마지막 모습에 저는 안심했네요. 어쩌면 윌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존감의 회복이었지, 윌리라는 존재 자체가 잘못되었거나, 변화돼야 할 것은 아니었다는 점에서요.


전봇대에 부딪치고도 사과하는 윌리, 그 버릇이 여전한 윌리를 확인하게 되는 마지막 장에서 어린 친구들 역시 안심하고, 많이 웃고, 긴장감과 불안이 해소됩니다. 딸아이는 [겁쟁이 윌리] 마지막 장면과 첫 장을 비교하더니, '자세'가 달라졌다고 하더군요. 등이 펴졌다고요. 가슴을 내밀고, 등을 펴고 걸으라고 제게 이야기하면서. 겸허히 조언을 받아들였습니다. 손가락 걸고 약속했지요. 등을 펴고 걷겠다고.



윌리야, 굳이 크고 강해지려고 하지 마.
그저 가는 길만 잘 보면 돼.

-어린 친구의 팬레터



우리는 섬세하고 민감한 개성이 '나약함' 또는 '유난한' 약점으로 치부되기 쉽상인 초고속의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 역시 있는 그대로의 자아에 여러 종류의 옷을 덧입으며 더 강해지고 현명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어요. 노력은 인정받아야 함이 마땅하지만 때때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윌리의 팬인 어린아이가 던져준 충고와 같이 이야기해주었으면 합니다. 윌리처럼 섬세한 친구들은 쉽게 자신감을 잃곤 합니다. 아니, 어른들이라도 다를까요.




당신의 존재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길을 잃지 않으시기를 바래요. 구부러진 허리를 펴고, 굽은 무릎을 바로 세우고, 주변을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걱정과 두려움으로 지나치게 겹겹이 옷을 두르는 바람에 '나'를 잊지는 않았는지. '나다움' 대신 '불안'을 나침반으로 삼아 걷느라 더 피로하고 낙심하지는 않았는지요?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은 과로가 아니라, 걱정이나 불안이다.
걱정은 두려움의 한 형태이며, 모든 두려움은 피로를 빚어낸다.
용기가 많으면 걱정은 줄어들 것이고, 따라서 피로도 줄어들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챕터 5. 걱정의 심리학 | 사회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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