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일정을 무리한 탓에 조금 앓았다. 열 시가 다 되어 기상했다. 회사를 안 가는 첫 평일, 예상한 대로 평소와 크게 다를 점은 없었다. 공휴일처럼 꽁으로 얻은 휴가 날 같았다.
주말 내리 나는 매일 다른 사람이 된 듯했다. 토요일에는 당장의 수입이 걱정되어 일단 구직 활동을 병행해 보아야 하나 싶다가, 일요일에는 불현듯 창작욕이 타올라 무엇이 되었든 나는 창작하는 일을 해야겠다 마음먹었다. 대상이 누구든 옆에 누군가 있으면 속으로만 해도 될 생각을 자꾸만 내뱉게 됐다. 최근에 시작한 브이로그 유튜브를 전업으로 삼고 싶다 말했다가, 글을 쓰며 살겠다 말하기도 하고, 숙박업을 하고 싶다고 그랬다가, 하루에 한 편씩 시를 써 볼까 싶기도 했다. 부유하는 마음은 갈피를 못 잡은 채 졸지에 구상하고 있던 소설의 시놉시스를 같이 걷던 사람에게 읊게도 만들었는데, 신나게 전부 읊고 나니 형용할 수 없는 수치심이 몰려왔다. 뜬구름만 잡는 것 같은 내 모습을 아직 나는 용인하지 못하는 걸까? 정의되지 않은 마음이 타인의 작은 인정을 통해 정의되기를 바랐나, 나는.
일을 하고 있지 않아도 하루는 쏜살같이 흘러갔다. 절반 이상을 유튜브 편집을 하며 보냈고, 저녁에는 다가올 동생의 생일 케이크를 사러 나갔다. 빗방울이 촉촉하게 내려앉았다. 퇴사 날에도 비가 그렇게 내렸는데. 이상하게 속이 울렁거렸다. 인생을 힘주어 산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벅찬 일인데 나는 여태껏 그렇게만 살아 왔어서 힘주지 않고 사는 방법을 모른다. 그 사실이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