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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준 Dec 11. 2023

사랑을 느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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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신의 심리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온라인 심리테스트를 즐긴다. 아래는 5가지 사랑의 언어에 대한 나와 그녀의 결과이다.

나의 사랑의 언어
그녀의 사랑의 언어
나는 내 짝이 나를 인정해 주는 것을 가장 사랑으로 느낀다(1위). 그런데 이게 그녀의 꼴등 순위이다.

그녀의 1위로 나온 봉사 항목은, 본인이 하기 싫은 일을 해주는 것에 가장 큰 사랑을 느끼는 것인데 이건 또 나의 꼴등이다.

나는 스킨십을 좋아하는 편이나, 그녀는 한 표도 안 나왔다(0표).

대충 비슷할 법도 한데, 과학적으로다가 완전 반대에 서 있다.


또한 나는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고 반드시 여러 번이라도 표현하며,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미안하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내 다른 글에서도 그런 생각이 드러난다.

https://brunch.co.kr/@magnet/33

하지만 그녀는 실질적인 해결을 원하며 일이 해결되었을 때 비로소 편안함과 사랑을 느낀다. 내가 집안일을 해줄 때 “플러스 100점!”을 외친다(보통 1점으로 박한 편). 그렇게 인정해 달라고 있는 생색 없는 생색을 낼 때는 칭찬해주지 않더니 집을 정리하거나 사과를 깎아주면 그렇게 고맙다고 표현을 잘하는 사람이다(가끔 좋아서 춤도 춤).

내가 잘못했을 때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게  어려운 것처럼 그녀도 내게 칭찬해 주는 게 어려운 거겠지.

            기고만장해지는 모습이 꼴 보기 싫단다.

                 (거친 표현 해석중 by sj-gpt...)

                                        

내가 칭찬과 인정에 너무 약해서 칭찬만 해주면 좋다고 간이고 쓸개고 빼줄 것 같은 게 그녀는 걱정인가 보다. 이성적이지 않고 감성적이라 거친 세상을 살아감에 힘들까 봐 노파심이 들어 나에게 칭찬을 아끼는 것 같다. 아닌가?


사실 그래서 잘 모르겠어서 그녀와의 일기건 메모건 쓰기 시작한 거다. 그녀에 대해서는 아직 나도 다 모른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녀도 그녀를 다 모르겠다고 한다. 그리고 왜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게. 난 왜 알아야 할까? 이것도 내 고집 같기도 하고.


<망한 세상을 걷는 그녀>가 벌써 10화째다. 내 주변에 그녀와 나를 아는 분들이 읽고 많은 호응을 해주시고 그녀를 모르더라도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심리학적 접근으로 그녀를 분석해 보고자 하는 내 노력은 욕심일 뿐일까? 사람 사는 일이, 사람 마음이 학문으로 완벽하게 설명이 될까?



첫째는 우리의 허니문 베이비이다. 11월에 결혼해서 이듬해 8월에 태어났다. 그녀답게 산통이 ‘배 안에서 폭탄이 바바방 터지는 아픔’이라고 했다. 진통도 길어 밤새 고생을 많이 했지만 가족 분만실이었어서 낳는 과정도 생생하게 함께 지켜보고 산후조리원도 위층에 같이 있는 산부인과였다.

산후조리원에 들어와서 바로 다음날 침대에 아기를 데려와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나에게 사랑한다고 했다. 믿기 어렵지만 처음 사랑한다는 표현이었다. 아이가 태어나자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쳐 사랑한다고 표현하기까지 이른 것이다.

눈 처음 뜬 첫째
유난히 작았던 첫째

사실 아이들을 출산하고 육아하는 과정이 없었다면 우리 부부는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헐뜯고 싸우느라 위험했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받을 상처를 생각하며 그래도 서로 마음을 다잡았던 것 같다. 지금도 아이들을 볼 때 우리 가족이 (현재는 주말부부이지만) 함께 있다는 것이 큰 안도가 된다.


성향이 다르다고 힘들어하고 싸우고.. 더 큰 가치를 봤을 때는 이건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하라면 하지 않겠는가. “

그녀가 자주 쓰는 말이다. 과격하다고 뭐라고 했지만(내가), 뭐 인생을 통달한 자의 말 같기도.

나이가 다가 아니다. 나이 먹었다고 다 지혜로운 것도 아니다.


소설인지 수필인지 반성적 색채가 담긴 일기인지도 분간이 안 가는 이번 화를 마무리 짓는다.







성향이 다른 아내와의 경험담을 토대로 연재합니다. 핑크빛 러브스토리보다는 인간 본연을 탐구합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dis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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