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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기보다 성장하기로 했다.
09화
슬픔을 흘려보낼 큰 바다를 가지고 있는 한
by
리인
Sep 1. 2024
어린 시절, 아픔에 대처하지 못하던 어리고 미숙한 내가 불쑥 고개를 내밀 때가 있다.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던 슬픔이 돌덩이가 되어 마음강바닥으로 가라앉을 때 내 마음은 흐르다가 멈춘다. 돌덩이에 막힌 마음강은 유속이 느려지고 슬픔은 불어나기 시작한다.
그럴 때 나는 책과 노트북을 챙겨 집을 나선다. 무작정 차를 몰고 도로를 달린다. 막힌 마음이 뚫려서 흐르길 바라는 것처럼.
슬픔이 오래 머물기를 바라지 않지만 억지로 흘려보내고 나면 빈 공간이 한동안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다 빛과 어둠을 생각했다. 빛이 있는 곳에 어둠이 있다면 기쁨이 있는 곳에는 슬픔도 있고
,
슬픔이 있어 기쁨은 더 빛나지 않겠냐고.
사랑하는 사람들
에게
이 슬픔을
전이시키지 않고 어떻게 흘려보낼 수 있을까?
숲 카페가 생각났다. 메타세쿼이아 숲 한가운데 앉아 나무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을 목을 뽑고 바라보다 글을 쓰고 싶
었다.
멈췄던 차를 다시 운전해 숲카페에 도착했다. 슬픔이 묻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서 마음 강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걸 느꼈다. 맑은 강물이 흘러 내려와 슬픔에 뿌옇게 물든 강물을 덮었다. 빈 공간 없이 잘 메워주었다.
내면에 자리한 나의 슬픔이 이야기를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풀어낼 이야기가 많으니 자판을 두드려 써 내려가기만 하면 되었다.
지금 마음이 슬픔으로 물든 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 슬픔과 아픔이 다음에 나를 또 다른 세계로 이어주는 끈이 되어줄 거라고.
잘 견디고 있으면 그 힘으로 일어나 또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그 슬픔으로 말미암아 잔잔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소중하고 행복해질 거라고.
잔잔한 일상에 무감각해지지 않고 감사할 수 있을 거라고.
나의 슬픔을 풀어낼 곳을 가지고 있는 한
.
슬픔을 흘려보낼 큰 바다를 간직하는 한
.
삶은 어느 각도로 보느냐에 따라 슬픔도 힘이 될 수 있다고.
한 줄 요약 : 삶은 어느 각도
로 보느냐에 따라 슬픔도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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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마음
Brunch Book
늙어가기보다 성장하기로 했다.
07
마음속 가시
08
'사랑은 무슨, 의리로 사는 거지'에 담긴 의미
09
슬픔을 흘려보낼 큰 바다를 가지고 있는 한
10
마음의 별을 닦지 않고서는
11
공허함과 헛헛함을 느낀다면
늙어가기보다 성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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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순간은 나를 위해 찾아온다> 출간작가
매일 새벽, 양서를 읽고 글을 씁니다. 위대한 성현들의 문장을 마음에 담고 사유하며 내 영혼을 단단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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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무슨, 의리로 사는 거지'에 담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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