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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나들이 Sep 07. 2024

마음의 별을 닦지 않고서는

사춘기 아들이 속을 썩일 때 출근하던 차를 돌려 훌쩍 떠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태엽을 감은 인형처럼 매일 아침 같은 곳으로 향하지 않고 위로받을 자연이 있는 곳으로 훨훨 날아가고 싶었던 순간들.


얼마 전 글벗인 실배님의 책 '사춘기 아들, 갱년기 아빠는 성숙해지는 중입니다.'를 읽으며 그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의 산책을 끝냈다고 각한 순간 눈앞의 불빛이 다시 희미해졌다. 아들에 비해 사춘기 없이 수월하게 지나가는 듯하던 딸이 수능을 앞두고 공부사춘기가 왔다. 신은 나에게 아직도 더 배야 한다며 무거운 과제를 던다.


그런 날의 아침이었다. 그냥 떠나고 싶은 날의 아침!


강화도로 가기로 결심하면서 1시간 동안 차에서 들을 영상을 검색했다. 내가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끌리는 제목의 영상을 골랐다. 전문가가 나와 정보를 전달하고 설명하는 영상이었다.


초대된 전문가는 미국의 신경외과 의사로

그가 말한 정신적인 연습, 멘털 리허설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호스트가 자신은 여행만 가면 호텔방을 엉망으로 만들고 단 것을 많이 먹는데 곧바로 후회 죄의식에 사로잡힌다고 했다.


왜 그런지 알고 싶다는 호스트의 질문에

박사그의 행동은 일종의 죄의식에 중독된 것이라고 했다.

무의식적으로 죄의식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

반복된 행동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것을 우리는 습관이라고 부른다. 그의 행동도 습관의 일종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반복되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는 정신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명상을 하듯 눈을 감고 특정한 상황에서 평소의 습관이 아닌 내가 원하는 행동을 상상한다. 이때 뇌는 상상과 실제 행동을 구분하지 못하 정신적인 연습을 반복할수록 습관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배신을 일삼는 이기적인 유전자가 살아남는다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보다 환경이나 행동 패턴에 의해 유전자도 바뀔 수 있다는 후성유전학에 기반한 디팩 초프라의'슈퍼유전자'를 좋아한다. 박사의 멘털 리허설은 후성유전학에 기반한 방법이라서 더욱 흥미로웠다.

 

친한 친구가 조종가 되기 위해 비행 훈련을 받을 때 비행 교관이 매일 자기 전에 머리 비행을 하라고 시켰다고 한다. 머리 비행을 한 번 하는 것이 실제 비행을 하는 것과 똑같은 효과라고 했다는데 박사의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피아노를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사람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닷새동안 매일 두 시간씩 머리연주를 하게 한 그룹과 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 후, 같은 곡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게 했을 때 머리 연주를 한 그룹이 훨씬 더 빨리 연주를 끝낼 수 있었다는 실험 결과 소개했다.


강연을 듣고 멘털 리허설을 해보.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과제에 부딪혀 막막하고 무기력해지는 순간을 떠올리며 내가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상상했다. 행동이 확연하게 달라진다기보다 마음이 편해졌다. 같은 상황에서 현명하게 행동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 해도 내가 잘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인디언 큰 구름은 세상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자에게는 아름다움을 주고 슬픔을 발견하는 자에게는 슬픔을 준다고 했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의 반영이니 이 이론의 진위 여부를 떠나 정신적인 연습을 계속하고 싶다. 할 수 있다면 슬픔보다는 아름다움이 곁에 있는 이 더 행복하니까.


마음의 별을 닦지 않고는 별을 빛나게 할 수 없다.

누구에게나 마음의 별을 닦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실 나에게 제일 필요한 것 같다.


친절은 상담료를 받지 않는 심리치료라고 했듯이

누구보다 소중한 나에게 친절하자.

내 마음의 별을 친절하게 닦아주자.


한 줄 요약 : 누구보다 소중한 나에게 친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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