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늙어가기보다 성장하기로 했다.
20화
실행
신고
1
라이킷
134
댓글
8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너나들이
Dec 17. 2024
지독한 달콤함의 유혹
삶에서 사탕처럼 달고 맛있지만 서서히
미각
을 잃게 만드는 것이 있다.
한기가 문틈을 비집고 기어이 방 안으로
들어올 때면 전기장판이 켜진 침대 속으로 들어가 누워 있고 싶은 욕구가 말을 걸어온다. 그에 화답하듯 웅크린 몸을 누이면 따뜻한 바닥은 사탕처럼 달큼하다.
작은 구가 소리 없이 입안에서 녹아 혀와 입천장에 단맛을 코팅하듯 따뜻함은 노곤한 몸을 붙잡아
녹인다.
이른 아침을 잘게 잘라 독서와 운동에 골고루 나눠 먹이고 싶었던 마음이
지독한 달콤함에 녹아 사라지기 일쑤다.
기세를 자랑하던 한기를 이기고 찬 바닥을 밟고 침대를 벗어날 것인지 따뜻함 속에 녹아 있을 것인지 갈등한다.
산책길을 밟는 대신 소파나 침대에 누워
책대신 핸드폰을 들고
책장 대신 쇼츠를 넘기며
보내는 시간은 속절없이 순식간이다.
마음에 약간의 죄책감이 들 때면
일종의 면죄부 삼아 미로 같은 화면 속으로 빠져든다.
먹기 쉬운 인스턴트식품과 달달한 것들을 입에 달고 살수록
준비 시간이 길고
슴슴
한 맛의
귀한 먹거리들은 입에서 멀어진다.
씹을수록 깊어지는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다.
읽을수록 깊어지는 사유의 본질을 느낄 수 없듯이.
뇌를 맹목적인 화면의 노출 속에 방치했을 때
읽는 기쁨과 쓰는 행복, 작은 발견의 귀함은 무디어진다.
걷고, 뛰고, 읽고, 쓰던 중에 벼리던 칼날은 무디어져
판단의 예리함도 통찰의 날카로움도 같이 저물어간다.
그러다 마침내 소소한 행복, 작고 귀한 것들의 만남이 소원해져
삶의 미각도 떨어지기 쉽다.
사탕처럼 독한 것, 그런 것들은 인생의 맛을 희석시킨다.
지독한 달콤함의 유혹을 이긴다는 건 내 인생의 맛을 알아가는 것이다.
한 줄 요약 : 지독한 달콤함의 유혹을 이긴다는 건 내 인생의 맛을 알아가는 것이다.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keyword
공감에세이
사탕
유혹
Brunch Book
금요일
연재
연재
늙어가기보다 성장하기로 했다.
18
나답게 산다는 것
19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성장한다.
20
지독한 달콤함의 유혹
21
새로 시작하는 두 세계
최신글
22
내 마음의 구멍은 나의 숨구멍
전체 목차 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