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해 결심 한 번쯤은 해봅니다. 한가하던 헬스클럽이 사람으로 붐벼 노는 러닝머신을 찾기 힘들어지고 영어학원에는 새 회원으로 붐빕니다.
그러다 작심삼일!
정확하게 3일째 되는 날부터 헬스장 러닝머신은 빈자리가 보이고 영어회화 학원도 결석생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지켜지지 않을 걸 알면서도 일단 새로운 계획과 결심을 합니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고 안 하면 뭔가 허전합니다. 새해 결심 없이 사는 사람이라면 맘 편히 사는 사람이거나 계획보다는 실천을 먼저 하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계획을 하면서 조금은 설렙니다. 계획을 다 지켰을 때 변한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 옅은 미소가 새어 나옵니다. 무모한 계획은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곧 잊힐 거란 걸 알지만요. 그래도 '새해'라는 두 단어가 작은 계획보다는 뭔가 좀 크고 거창한 쪽으로 이끄는 자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어떤 계획을 세웠나요?"라고 묻는다면 저도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냥 소박하게 내 이름으로 된 인쇄물 한번 만들고 싶은 소망을 마음에 품고 살뿐입니다. 브런치 작가님들이 오마이뉴스나 잡지에 기고하는 모습도 참 멋져 보이더라고요. 멋진 사람들을 곁에 두고 그 길을 따라가니 혼자 가는 것보다 수월하게 느껴집니다. 느린 걸음으로 쫓아가 보려고요.
새해 계획보다는 조금 넓게 인생 버킷리스트는 결혼하면서부터 업데이트를 하며 적어왔습니다. 지금 꺼내서 읽어보니 몇 개를 제외하고는 이룬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주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일들만 적어서 가능했던 것도 있네요.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것,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것 위주로 적으니 성취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계획하고 사는 것과 계획 없이 사는 것의 차이는 뭘까 생각해 봅니다. 특별하고 거창한 계획 없이도 일상은 흘러가고 그 안에서 소소한 기쁨도 느낍니다. 계획이 있고 없고를 떠나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