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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나들이 Jan 05. 2024

내 마음의 정원사

새해를 맞이하며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해 결심 한 번쯤은 해봅니다. 한가하던 헬스클럽이 사람으로 붐벼 노는 러닝머신을 찾기 힘들어지고 영어학원에는 새 회원으로 붐빕니다.

 그러다 작심삼일!

정확하게 3일째 되는 날부터 헬스장 러닝머신은 빈자리가 보이고 영어회화 학원도 결석생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지켜지지 않을 걸 알면서도 일단 새로운 계획과 결심을 합니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고 안 하면 뭔가 허전합니다. 새해 결심 없이 사는 사람이라면 맘 편히 사는 사람이거나 계획보다는 실천을 먼저 하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계획을 하면서 조금은 설렙니다. 계획을 다 지켰을 때 변한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 옅은 미소가 새어 나옵니다. 무모한 계획은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곧 잊힐 거란 걸 알지만요. 그래도 '새해'라는 두 단어가 작은 계획보다는 뭔가 좀 크고 거창한 쪽으로 이끄는 자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어떤 계획을 세웠나요?"라고 묻는다면 저도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냥 소박하게 내 이름으로 된 인쇄물 한번 만들고 싶은 소망을 마음에 품고 살뿐입니다. 브런치 작가님들이 오마이뉴스나 잡지에 기고하는 모습도 참 멋져 보이더라고요. 멋진 사람들을 곁에 두고 그 길을 따라가니 혼자 가는 것보다 수월하게 느껴집니다. 느린 걸음으로 쫓아가 보려고요.


새해 계획보다는 조금 넓게 인생 버킷리스트는 결혼하면서부터 업데이트를 하며 적어왔습니다. 지금 꺼내서 읽어보니 몇 개를 제외하고는 이룬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주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일들만 적어서 가능했던 것도 있네요.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것,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것 위주로 적으니 성취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계획하고 사는 것과 계획 없이 사는 것의 차이는 뭘까 생각해 봅니다. 특별하고 거창한 계획 없이도 일상은 흘러가고 그 안에서 소소한 기쁨도 느낍니다. 계획이 있고 없고를 떠나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삶을 소중히 여기고 좀 더 나은 나로 성장하기 위해 물을 주는 하루를 보내는 거요.

우리는 자신의 정원사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한 마음의 식물들에게 물을 주고 키우고 있지요.


향기 나는 꽃을 키울지

실한 열매가 달린 나무를 키울지

가시 달린 선인장을 키울지는

정원사 마음입니다.


정원사가 주는 물이 닿는 곳에 따라

정원 속 식물은 꽃밭이 되기도 하고

과수원이 되기도 하고

사막이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열대우림이 되어 가지치기로

손이 바쁠 때도 있겠지만

좋은 식물이 정원사를 해치는 법은 없으니까요.


키우고 싶은 마음의 식물을 키우다 보면

어느새 행복해지고 공허함을 성취로 채운 나를 발견하는 날이 옵니다.


저는 오늘 아침 산책과 글쓰기로 건강과 성실함에 물을 조금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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