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조각난 상처들의 단상
10화
그런 날이 있었다
by
Lou
Oct 27. 2024
아래로
훨훨 날고 싶다가
웅크리고 숨고 싶다가
연기가 되어 사라지고 싶은
그런 날이 있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미지의 그 순간 순간을
따라가지 못하는 찰나가 되는 그런 날
손에 잡힐 것 같다가
움켜쥐고 놓지 않다가
한줌 흙이 되고 싶은
그런 날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눈 먼 새가 되어
그저 부리로 쪼아대는 허공을 원망한 날
휘청이는 바람따라
꼿꼿하게 서성이는 나무를 지나
한 마리 나비가 되고 싶은
그런 날이 있었다
꽃과 노니며
너른 들판을 끝없이 날고 있는
끝없는 자유로움을 멍하니 바라보던 날
숨조차 쉬기 버겁다가
낮은 탄식을 내뱉어 보다가
바다 멀리 외딴 섬이 되고 싶은
그런 날이 있었다
keyword
허공
순간
시
Brunch Book
조각난 상처들의 단상
08
혼자가 되어가는 밤
09
가을 비
10
그런 날이 있었다
11
우리에게도 빛이 올까
12
삼키어진 날
조각난 상처들의 단상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4화)
20
댓글
6
댓글
6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Lou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읽고 쓰는 생활자로 관찰하며 사유하기를 즐깁니다. 도전을 즐기는 욕망의 문어발. 성공보다 성취를 사랑합니다. 도서관 생활자로 철학을 공부합니다. 편하고 공감하는 글을 짓습니다.
팔로워
309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09화
가을 비
우리에게도 빛이 올까
다음 1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