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르륵 휘익 꾸울꺽
삼켜져 버린다
눈 한번 깜빡임에
쥐도 새도 모르게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별안간 흔적도 없이
삼켜져 버렸구나
여기저기 휘휘 둘러 살펴봐도
알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진 건 아니겠지
순식간에 감추어 질 수 있는 것인지
그림자 조차 찾을 수 없는
순간의 어슴푸레한 기억
삼킨 존재는 말이 없고
삼켜진 존재는 움직임 조차 없이
허무한 한숨은 길을 잃고 서성이고
쓸쓸한 향기는 어색하게 맴돌아
슬그머니 갸우뚱거리던
쓰디쓴 의문들이 남겨놓은
미세한 자국을 의심해보지만
구차한 손길은 미련을 버려야 했고
불안한 숨결이 잊혀지길 기다려야 한다
처절히 포기하며
스러지는 순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