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고요하게 십일월 들녘에 닿고
어제는 사라진 날, 새해는 빈칸이다
마음에 촛불 하나 켜 심지를 돋우는 때
서랍 속 구긴 달력 지난날이 잠든 자리
성에 핀 창틈에도 별빛은 스며들어
오늘도 베를 짜듯이 하루하루를 엮는다
내달리던 겨울이 가쁜 숨 몰아쉬면
갓 태어난 여린 호흡이 길을 열어주리라
연둣빛 눈을 비비며 나의 봄을 지피리라
사람과 책,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북퍼실리테이터. 책으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말과 글로 삶을 어루만지며, 동시와 시, 그림책으로 마음을 건네고, 앎을 삶으로 빚는 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