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싶은 마음이 먼저 깨어난다
오늘은 꼭 활기차게 시작하리라 다짐하며
거울 앞에 선다.
운동화 끈을 매는 손끝이
예전보다 느리다.
한쪽을 묶는 데 숨이 차고,
다른 한쪽은
느릿하게 따라온다.
마음은 이미 거리를 달리는데
몸은 아직 준비 운동 중이다.
체력이 줄었는지,
시간이 늘어난 건지,
삶이 조금 더 다정해진 건지.
나도 모르게
천천히 걷는 법을 배우고 있다.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으며 다짐한다.
속도가 느려졌다고
방향까지 잃은 것은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