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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와 온기 사이

by 최은녕 라온나비

가시와 온기 사이


가까이 다가가면 찔린다

내 가시가 너를, 너의 가시가 나를

서로의 날 선 끝이 아려와

황급히 뒷걸음쳤지


혼자가 되면 쓸쓸하고 외로워

차가운 바람이 스며드는 밤

온기가 그리워 다시 서성이네

곁에 두고 싶지만

상처 주지 않으려 조심스러운 발걸음


우리는 여전히

서로의 온기를 필요로 하지만

각자의 가시를 품고 살아가

너무 멀면 시리고

너무 가까우면 아픈


몇 번의 찔림과 물러섬 끝에

어렴풋이 알게 된 그 거리

가시는 서로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숨결이 닿을 듯 말 듯

그 미묘한 경계


그곳에서 우리는 비로소

외롭지 않으면서도

상처 주지 않는 법을 배운다

아니, 영원히 배워가는지도 모른다

각자의 거리를 찾아

오늘도 조심스럽게 마주하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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