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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리J Dec 11. 2023

비전공자의 미술 공모전 참가기

자격증을 따고 한동안 민화를 잊고 지냈다. 하던 일이 워낙 바쁘기도 했고 주기적으로 가던 강의를 쉬기로 결정하고 나니 따로 그림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지내기가 몇 달, 전에 적었던 플래너를 뒤지다가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공모전 이름들과 접수 날짜였다.


예전에 자격증을 따고 나면 뭘 할지를 고민하다가 그렸던 작품을 민화 공모전에 제출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 날짜를 적어두었다. 그대로 잊고만 있었는데 그걸 보고 나니까 혹시 지금 접수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사이트를 찾아봤다.


민화를 제출할 수 있는 미술 공모전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국제현대미술대전, PCAF 등이 있다. 접수 기간은 저마다 상이하고 짧으니 꼭 찾아서 기록해놔야 한다. 특히 이런 미술 공모전의 접수 기간은 짧다. 평일 중 닷새, 짧으면 이틀 정도라 일상생활을 하다가 기간을 놓치기도 쉽다.


나도 그렇게 한 번 놓친 이후로 다른 공모전은 꼭 기억해놔야겠다 싶어 달력에도 기록해 두었다. 미술을 전공하던 사람이 아니다 보니 어디가 유명하고 어디가 아닌지는 잘 알지 못한다. 관련 학과 지인이 있으면 지인에게 묻는 것이 좋고, 없다면 학원에 문의해 보는 것도 좋다.


나의 경우 일상생활 중에 시간을 내기가 정말 어려운 때라 인터넷을 이용했다. 다만 인터넷에서는 자세한 정보를 찾기가 좀 어려워서 최대한 빨리 열리는 공모전에 제출하기로 했다.



공모전 접수


처음 보는 미술 공모전 요강이 상당히 낯설었다. 작품 규격에 관한 안내가 있는데 딱 맞추는 건지 그 사이에 속하기만 하면 되는 건지도 몰라서 고민을 많이 했다. 민화 작품을 그리면서 여백을 많이 남겨뒀었는데 이걸 딱 맞춰서 잘라 보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족자로 만들기 위한 여유 공간을 만들어놔야 하는지도 헷갈렸다.


작품 사진도 사진관 같은 곳에 가서 찍고 그런다던데 난 시간문제로 휴대폰으로 찍어 보냈다. 이 경우는 나중에 작품집 사진을 확인해 보니 생각보다 어둡게 나와서 채도랑 밝기를 좀 높여서 제출하던가 전문 사진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근데 이것도 가격이 꽤 들던데 다들 작품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 궁금하다.


접수에는 개인정보와 작품제목, 설명, 재료, 크기 등을 적고 사진 파일을 첨부하면 됐다. 세세하게 헷갈리는 부분을 제외하면 크게 어렵지 않은 접수였다. 작품별로 접수비까지 해서 제출하고 나면 접수 완료다. 수동으로 접수를 확인하는지 접수 문자는 조금 늦게 왔다.




1차 발표


발표는 접수 마감으로부터 일이 주 내에 났다. 결과는 입상!


1차 발표는 입상 여부만 알리는 것으로 1차 입상을 한 참가자들은 도록과 표구비를 입금하고 실물 작품을 제출해야 했다. 그러면 실물 작품으로 2차 심사를 하고 최종 상을 결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처음 알게 된 거라면 도록비용과 표구비가 생각보다 비싸다는 것이었다. 작품을 내는데도 만만찮은 돈이 들었는데 여기서 몇 배가 더 나갔다. 미술에 돈이 많이 든다는 게 왜 나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다른 자격증이나 공모전에 비해서 꽤 많은 비용이 나간다...


각설하고, 이때도 일로 정신없던 때라 공고가 올라오자마자 아침 일찍 우체국에 뛰어갔다. 미술작품을 택배로 보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고민했는데 아래 사진처럼 택배박스를 납작하게 만들어서 보내면 된다고 한다. 원형 통에 담아서 보내기도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작품 크기가 작다면 택배 박스에, 크다면 원형 통이 나을 것 같다. 내 것이 큰 작품이 아니었는데도 납작하게 만들어 보내려니 가격이 꽤 나왔다. 그래도 육칠천 원대고 등기라고 하니 안심이 됐다.





공모전을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한다고 해도 신경 쓸 건 많은 법이다. 특히 비전공자로서 처음 참가하는 공모전이라면 더 낯설다. 마땅히 첫 참가를 축하할 만도 하나, 작품까지 제출한 뒤에 후련해할 시간도 없이 일상생활을 하러 떠났다.



이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이후 작품을 우체국 등기로 보낸 것에 감사할 일이 생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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