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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영 변호사 Sep 21. 2024

너무 간절하다면, 너무 절박하다면,

간절하게 무언가를 바라면,
세상이 그 소원을 이루게 도와주는 것일까?



아마...그럴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너무 간절하게, 너무 절박하게 무언가를 바랐을 때, 그 간절함과 절박함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을 만날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필자는 형사법정에서 5천 건 이상의 사건을 변론하면서, 교과서와 현실의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필자가 공부했던 책에서는 지신의 목적을 위해 남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것 같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고, 타인을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는, 이상적인 사람들이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필자가 변론한 현실에서는, ‘욕심(욕구, 감정)’을 위하여 타인을 도구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돈이 필요하면, 남의 돈을 뺏고 사기를 쳤다.

성적 욕구로 인하여 추행을 하고 강간을 했다.

화가 난다는 이유로 타인을 자신의 감정받이로 이용하고,

폭행하고 협박하고 모욕하고 살인도 저지르고 불도 질렀다.


그들이 찾는 피해자들은 누굴까?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쉽게”’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간절함과 절박함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궁박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욕구와 감정을 ‘쉽게’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는 피해자들이 되기 쉽다.

그 간절함과 절박함이
정상적인 판단을 흐리게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사기 피고인은 돈이 필요해 대출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기존 대출금을 변제하면  
2배의 돈을 대출을 해주겠다”

라고 거짓말을 했다.

돈이 필요했던 사람은 기존 대출금을 요청한 계좌로 보내줬고, 대출해 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던 피고인은 돈만 받고 사라졌다.

돈이 필요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대출도 받지 못했고, 오히려 돈을 잃었다.

경제적 궁박 상태를 이용한 보이피싱 사기 사례이다.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로 잠을 못 이루는 사람에게

잠 잘 자는 약이다.

라고 건네준 약이 마약이었다.

마약을 왜 준 것일까?

마약은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시작하면 계속적으로 마약을 구매하게 된다.

마약을 건넨 이유는 잠을 잘 자도록 도와주려는 것이 아니라, 마약 중독으로 만들어(소위 말하는 빨대를 꽂아) 돈을 벌고자 했기 때문이리라.

그 힘든 사람의 영혼을 파괴시켜 돈을 벌고자 한 것이다.



유산의 아픔을 겪는 여자에게 위해주는 척 접근했다.

남편과 시부모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아픔을 그 사람이 알아주고 위로해 줬다.

그런데 그 사람은 걱정하는 척하며

죽은 아기가 남편도 데려가려고 한다,
 죽은 아기를 잘 보내줘야 남편을 살릴 수 있다.

고 했다.

이미 유산의 아픔을 겪은 여자는 남편까지 잃어버릴까 봐 두려웠다. 그렇게 억대의 돈을 뜯어냈다.

감정적으로 궁박한 상태를 이용한 사기 사례이다.



말기 암으로 병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에게

자연치유 항암약이다,
이 약을 먹으면 암을 치료할 수 있다.

라면서 수천만 원어치 약을 팔고 치료를 했다.

말기 암 환자는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수천만 원의 돈을 지출했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육체적 정신적 궁박 상태를 이용한 사기 사례이다.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도 궁박한 상황에 있는 피해자들은 위와 같은 추가적인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 타인의 궁박함, 간절함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선한 사람인 척 가면을 쓰고 도처에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도움이 필요했던 사람 입장에서는, 차라리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더 큰 피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 힘들다면, 너무 절박하다면,

감정이나 욕구에 이끌려 어떤 잘못된 선택을 하느니



선택을 미루거나,
차라리 그대로 있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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