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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다채 1호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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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채 Jun 15. 2021

야, 너 지갑 좀 봐도 돼?

Intro

어떻게 하면 모르는 일반인들로부터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유명인이 아니니까 사전 조사를 할 수도, 업적에 관해 이야기할 수도 없었죠. 저희에겐 이야깃거리가 필요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무엇이든지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지갑, 다이어리, 오늘 아침에 들은 음악, 어렸을 때 그린 그림일기… 수많은 이야깃거리 중 하나가 다채의 인터뷰 소재가 됩니다.

1호의 소재는 지갑으로 정했습니다. 한 번쯤 심심해서 친구 지갑을 열어보다가 몇 시간 동안이나 수다를 떨었던 적 있지 않나요? 분명 지갑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인생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적. 지갑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한 사람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버리죠.


평생 말 섞어볼 일 없는 길에서 지나쳐버린 사람들도, 우주만 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말 걸고 싶을 정도로 궁금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관심이 없지도 않았던 사람들에게 대신 물어봐 드리겠습니다. 당신의 지갑엔 뭐가 들었는지, 당신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당신은 어떻게 남들과 다른지.





편집장의 말

친구랑 카페에 있을 때 할 말이 없어지면 괜히 친구의 지갑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참 주인을 닮아있다’라고 생각하며 지갑을 열어본다. 앳된 주민등록증 사진, 반도 못 채운 카페 쿠폰, 차마 환전 못 한 외국 지폐들, 꼬깃꼬깃 넣어둔 영수증… 모든 것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어느새 우리는 쉴 틈 없이 떠들고 있다. 지갑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인생 이야기가 되어있다.

앞으로 시작될 이야기는 지갑 이야기가 아니다. 직접 인터뷰이로 지원해준 다섯 명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채의 첫 번째 인터뷰 소재인 지갑을 가지고 나눈 이야기. 길에서 지나쳤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나 들여다보면 절대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다섯 명의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이렇게 살아왔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이 걸어온 길 위 희미한 발자취는 책 안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이, 다섯 명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발자취를 발견하며 신기해하고 위안받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신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을, 응원까지는 아니어도,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그렇게 되었듯이.





다음 화에서 계속.

다채 1호는 인터뷰이의 지갑을 통해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각자의 크고 작은 다름이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사회를 꿈꿉니다.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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