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라이킷 16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부정적인 그와 덜 부정적인 그녀

마음먹기에 따라 생각이 달라진다

by 그림책미인 앨리 Dec 16. 2024

"아빠만 외모지상주의인 줄 알았는데, 엄마도 물 들었나 봐요. 아빠보다 더 심해요." 하며 한 마디 던지는 큰 아이. "아니야~"라고 부정해 보지만 남자 친구 기준을 묻는 말에 '차은우'라고 했더니 포기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제 방으로 가버렸다. 그걸 옆에서 보던 그가 웃으면서 "당신 이제 나한테 물들었다." 하며 입이 찢어졌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뭐 예나 지금이나 연예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 것도 있지만, 외모가 우선순위가 아닌가. 거기에 인성, 공부, 인성까지 좋으면 십 점 만점에 십 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그녀 또한 알고 있다.


그녀가 알고, 스스로도 아는 그는 부정적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싫어한다. 왜냐하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면 대책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다.

그가 부정적이게 생각하는 이유는 '만약에~'라는 것에 대한 준비다. 이럴 때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 늘 생각한다. 그래서 생각이 많다. 잠을 자도 깊게 자지 못하고 잠꼬대도 심하다. 

회사에서 일어났던 일이 연장하는 하듯이 팀장도 부르고, 아래 직원도 부른다. 그녀는 노이로제가 걸리 듯 몸서리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그가 안쓰러웠다. 생각으로 가득 찬 그의 머릿속을 지워주고 싶었다.


아이들과 함께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그는 인물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녀와 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웃기 위해 보는 걸 그는 탐정처럼 행동 하나, 표정 하나 놓치지 않고 관찰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인데 저렇게 행동하는 게 옳지 않다며 판단하기 시작한다. '아빠, 또 시작이네.' 하는 표정으로 아이들 이마가 찌그러진다. 곧 소리 없이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이들이 사라지는 걸 느꼈지만 여념 없이 보고 또 본다. 옆에 있는 그녀에게 저렇게 하면 안 된다며 말을 하기 시작한다. 마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야단치듯이 잔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한참을 듣던 그녀가 말했다. "여보, 그냥 보면 안 돼? 뭘 그렇게 심각하게 보는 거야? 재미로 보자. 이걸 보는 동안에는 걱정을 살짝 내려놓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하며 그의 눈치를 살피면서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편함이 엄습해 왔다. 말이 없어진 그는 혼잣말로 이러쿵저러쿵했다.


그는 스스로도 안 다고 했다. 부정적인 생각을 대부분 한다는 걸. 그렇게 하는 이유는 혹시나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안 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그녀는 예전에 배웠던 에니어그램 유형 중 불안을 달고 사는 유형이 떠올랐다.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걸 너무 자주 보고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녀도 물들었다.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다른 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그만큼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그녀는 깊게 생각하는 걸 싫어했다. 심각한 게 싫었다. 그녀가 살아온 인생이 즐겁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인생을 즐기고 싶었다.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랐다. 삶에 있어 불안하기는 그녀도 마찬가지다. 그녀 곁에 있는 엄마가 언제가부터 부정적인 사고로만 가득 차서 그 기운이 그녀에게까지 전염되어 하루가 너무 우울했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벗어날 수 없는 환경에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어딘가에 전념하는 것뿐이었다. 


부정적인 생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적당히 하는 건 좋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나쁜 기운을 전달한다면 그게 옳을까? 그녀는 생각한다. 지금 당장 아니더라고 아주 조금 1%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그에게 주고 싶었다.

그녀는 술보다 밥을 많이 먹는 그를 보며 기분이 좋아진다. 배가 부르면 기분이 좋아지니깐.

'여보, 지금처럼 그냥 1분이라도 씩 웃자.'

살며시 의자에서 일어난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 안아주었다.

이전 18화 갱년기 그와 갱년기이고 싶은 그녀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