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 / 40일 삶의 성찰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지난날을 돌아보며 내 삶에 흘려보냄이 어떤 의미였는지 점검해 본다.
삶의 이치가 자연과 같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확연히 알게 되었다.
그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깨달을수록 놀라움이 생긴다.
젊은 시절, 무엇에 그리 쫓기며 살았는지 주변을 바라보지 못했다.
당연히 자연을 바라볼 여유가 없었고, 직진의 삶을 전력질주하기 바빴다.
최근 몇 년, 주기적으로 산을 찾는다.
전문 등산인은 아니지만, 초등학생들과 명산을 다니면서 자연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꽃과 나무와 풀과 새와 곤충들, 계곡의 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도 보고, 기후와 날씨에 순응하는 모습도 본다.
자연을 살피며 얻은 교훈 중의 하나가 "흘려보냄"이었다.
끊임없이 순환하며 생명력을 유지하는 자연을 보고 큰 가르침을 받았다.
살면서 내 것, 나만의 것, 나만 할 수 있는 것, 나만 가진 것 등 내가 쌓고 있는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이것이 남들과 차별되는 내 삶의 무기이고, 생존의 한 방편이라 생각했다.
그 시절들이 내게 큰 행복을 주었을까?
지나며 생각하니 불안, 걱정, 욕심, 비교 등의 생각만 가득했었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 싶고, 타인의 것을 욕심내고, 가진 것보다 없는 것에 집중하며 살았다.
몇 년 전부터 이어진 흘려보냄의 삶은 내게 큰 평안과 행복을 주었다.
내가 가진 소유물뿐만 아니라 능력, 마음까지도 흘려보낼 수 있음을 알고 조금씩 실천하게 되었다.
흘려보냄이 주는 마음은 평안, 감사, 공감, 이해, 행복 등 좋은 것들이었다.
흘려보냄은 결과는
보낸 만큼 내 것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내 것을 나누면서 내가 더 퐁성해지는 것
-더해지고 빠지는 것들이 계속 순환하며 더욱 생명력이 생기는 것
-누군가 받고 또 흘려보내면서 선한 영향력들이 생겨서 주변을 지배하는 것
-무엇보다 사람 사이에 사랑이 생기는 것이었다.
불확실의 시대, 개인주의 시대에서
흘려보냄은 쉽지 않은 가치이고, 누군가에게 가르쳐줄 수 없다(감히 그럴 자격이 없다.)
내가 그 유익함을 크게 경험했으니 계속 그 삶을 살고자 한다.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이 전달되기 바랄 뿐이다.
그러기 위해 나는 더욱 행복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