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창작시 3 - '씀'에 2018년 2월에 썼던 것을 옮겨 적는다.
작가 '이상' 소고
작가 '이상'의 삶이나 문학은 많이 이상하다.
그 이상으로 독특한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천재이자 미친놈으로 불렸고
필명은 '이상'이었으나 본명은 김해경이었다.
조선인이면서도 식민지 일본인으로 살아야 했다.
아들 없는 큰집에 입양되어, 아버지는 아버지이면서 동시에 큰아버지였다.
또한, 그의 본래 직업은 시인이 아닌 건축가였다.
겉으로는 근대기의 화려한 모던보이 같았으나 내면은 정체성에 혼란을 겪어야 했던
식민지 시대의 우울한 지식인이었다.
그는 그렇게 자아분열하는 모순된 현실 속에서도 이상적인 삶을 꿈꾸었기에
'오감도'에서는 막다른 골목길을 질주하기도 하다가
'날개'에서는 이상적인 삶을 향한 몸부림으로 '한 번만 더 날아오르자꾸나' 간절하게 외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러한 '이상'의 글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상하다고 욕을 했다.
더 이상 어디로 갈 곳 없는 옥상에서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고 싶었던 그의 몸은
스물 일곱 꽃다운 나이에, 차가운 거리 위에 납짝 쭈그러진 폐병환자에 불과했지만
그의 이상은 사진 속 형형한 김해경 이상의 눈빛으로 살아남아서
편안한 현실에 안주하는 나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