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새벽 일기 03화

신발 숨기는 할아버지

by 혁신

할아버지는 치매를 오래 앓으셨다.

방금 상을 물렸는데 ‘왜 상을 안 차리냐’ 고 호통을 치시거나,

여름이고 겨울이고 내 신발을 숨기셨다.

추운 날에는 신발을 찾느라 차가운 마루 위를 동동거리며 한참을 헤매었다.

할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다시 찾은 시골집.

추웠던 그날, 신발이 너무 차가워 깜짝 놀랐다.

할아버지는 그동안 내 신발을 마루의 가장 따뜻한 곳에 옮겨 놓으셨던 거였다.


#새벽일기 #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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