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다

꽃은 새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by 인문학 이야기꾼

장자(莊子)는 본성(本性)을 본래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성품으로 보았습니다. 꾸며진 가치관은 아무리 좋은 가치라 하더라도 본성이 아니라고 보았지요. 선을 행할 때 행위 자체가 선행이라는 의식이 없이 행해지는 선이 진정한 선이라고 본 것입니다. 인위적으로 자연스러움을 고치는 것은 결과에 관계없이 본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장자(莊子)-변무(騈拇)』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바른 길을 가는 사람은 본성을 잃지 않습니다. 그래서 발가락이 하나 모자라도 변무(騈拇)라 여기지 않으며, 손가락이 하나 더 있어도 육손이라 여기지 않습니다. 길어도 남는다고 여기지 않으며 짧아도 모자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오리의 다리가 짧다고 길게 늘려주면 고통스러워하고, 학의 다리가 길다고 짧게 자르면 역시 고통스러워합니다[鳧脛雖短續之則憂 鶴脛雖長斷之則悲(부경수단속지즉우 학경수장단지즉비)]. 태어난 그대로 두면 걱정거리가 없습니다. 인의(仁義)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참된 모습의 것이 아닙니다. 인의를 갖추기 위해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겠습니까!” -『장자(莊子)-변무(騈拇)』


‘엄친아’, ‘엄친딸’은 ‘엄마 친구 아들’, ‘엄마 친구 딸’을 줄여 이르는 말로, 집안, 성격, 외모 등 완벽한 조건을 갖춘 사람을 뜻합니다. 보통 사람인데 어떻게 완벽하게 될 수 있겠습니까? 완벽하게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세월을 고생스럽게 보냈겠습니까. 고생스러운 나날들은 결국 완벽을 향해 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성을 해치는 길을 향해 간 것이라고 장자는 말합니다. 다리가 짧으면 짧은 대로 사는 것이 짧은 다리를 길게 만들기 위해 사는 것보다 행복이라는 것이죠. 장자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면 다른 사상가들의 생각을 다 버리고 장자의 생각만 따르면 되겠지요. 그러나 장자의 말만 옳은 것은 아니죠. 장자의 말이 진리가 아니라 일리(一理)가 있다고 보면 충분히 수용할 가치는 있겠지요.

장자의 관점으로 학생들의 교육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장자는 “무릇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말을 키우는 일과 같다. 그저 말을 해치는 요소를 제거하는 일일 뿐이다”고 말합니다. 말을 키우는 것은 말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대자연 속에서 뛰노는 말의 본성을 살펴 그 본성을 살려 갈 수 있도록 말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교육에 적용해 보면, 학생들의 타고난 개성을 제거하여 인위적인 가치관을 주입하지 말고 학생의 성장을 해치는 요소를 제거하는 일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지요. 정호승 시인의 ‘꽃들은 남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라는 시는 장자의 관점과 닮았습니다.


제비꽃은 진달래를 부러워하지 않고

진달래는 결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다투거나 시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다 사라질 뿐입니다.


제비꽃은 제비꽃답게 피면 되고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피면 됩니다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듯이

세상에 쓸모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정호승, ‘꽃들은 남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꽃들은 자신의 빛깔로, 자신의 향기로 핍니다. 꽃들은 빛깔도 다르고 향기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고 피는 시기도 다르지만 하나같이 아름답고 하나같이 쓸모가 있습니다. 진달래가 일찍 핀다고 코스모스가 일찍 피기 위해 애쓰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나만의 빛깔이 있는데도 친구의 빛깔이 좋아보이면 나의 빛깔을 바꿉니다. 어쩌면 친구의 빛깔도 가면일지 모릅니다. 모두 똑같은 가면을 쓰기 위해 경쟁합니다. 서로 다른 꽃들이 피어나 아름다운 꽃동산을 만들 듯이 우리도 가면을 벗어버리고 다양한 빛깔과 향기의 동산을 만들어야 되지 않겠는지요. 그러고 보니 나무도 돌도 새도 바람도 남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세상의 일원으로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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