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아닌데도 콧물이 흐르는 이유는 체온 조절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땀과 함께 콧물이 흐르고, 마스크를 쓰고 산책을 할 때도 콧물이 흐르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누군가 옆에서 코를 크게 "흥"하고 풀거나, 특히 음식점에서 식사 중간이나 식후에 코를 풀고 가래를 뱉는 행위들을 하면 기분이 좋지 않은 정도를 넘어 혐오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콧물은 우리 인체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하고, 때로는 목숨도 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알고 계시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코피가 자주 났습니다. 거의 매일 하굣길에 주르륵 흐르는 코피 때문에 손수건과 두루마리 휴지를 가방에 챙겨서 다녔었죠. 병원에서는 콧속 모세혈관이 약해서 코피가 나는 거라고 했습니다. 코피 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치료와 민간요법을 받았죠.
그 방법 중 하나,
이비인후과 '콧속 지지기' 치료는, 약품 처리한 면봉이나 거즈를 콧구멍에 넣어서 하는 치료입니다. 맵고 쓰고 신 맛이 나는 약품으로 코 벽을 지지는 치료인데 지속 효과는 적었습니다. 요즘에는 계속해서 코피가 나면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는데 제가 어릴 때에는 레이저 치료가 없어서 '지지기' 치료만 받았었죠.
방법 둘,
연근 생즙 복용이었어요. 지혈작용이 뛰어난 연근을 깨끗이 씻은 후 생즙을 내어 매끼 머그잔으로 한 잔씩 복용하는 것입니다. 콩국수의 콩물과 비슷한 맛이 나는데 편식이 심하고 특히 콩을 싫어하는 제게는 고문과도 같았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설탕이나, 고소한 맛을 더해주는 소금을 약간 첨가하면 먹기가 좋습니다. 콩을 싫어하던 제게는 그거나 그거였지만요. 치료 효과는 연근 생즙이 으뜸이었습니다. 인위적인 병원 치료가 아니고 음식이었기 때문에 부작용도 없고, 지혈작용이 뛰어나 한동안 코피가 나지 않았죠. 먹기는 힘들었지만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뒤로 넘어져 뇌진탕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뇌 CT를 찍으니 심한 축농증 증상이 보였어요.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10년 넘도록 저를 괴롭혔던 코피의 원인은 축농증이었습니다. 축농증은 콧물이 줄줄 흐르는 증상, 뒤로 넘어가는 증상이 일반적이지만 저처럼 코피가 나는 경우도 있으니 혹시 자녀분 중 코피가 많이 난다면 검사를 해 보시는 것도 방법이라고 살짝 전해드려요.
콧물, 코털, 코딱지는 호흡기로 유입되는 외부 이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을 합니다. 한시도 쉬지 않고 코로 호흡하는 우리 몸에서 콧물, 코털, 코딱지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죠. 특히 콧물은 외부의 먼지나 박테리아를 끈끈한 점액 성질로 붙잡아 기도로 넘어가 감염되는 현상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고 해요. 콧물의 수분은 코 안을 씻어주는 역할과 콧 속 온도조절, 가습 작용에도 관여하는데, 콧물의 면역 세포는 항균 기능도 하고 있으니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이들은 왜 코딱지를 먹을까?"입니다. 저는 의사도, 약사도 아니어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기에 궁금한 점을 나누고 싶습니다. (*^^*)
최근 방영되고 있는 '내일'이라는 드라마에서 잘생긴 남주가 코를 후비는 장면이 나옵니다. 웹툰에서 보다는 좀 낫습니다만 코파는 모습이 멋져 보이지는 않았어요.
MBC 드라마와 웹툰 [내일]의 임륭구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이가 어릴 때 코를 파서 입으로 가져가는 것을 보며 '으악~' 절규를 했습니다. 깔끔하고, 깔끔하게 키우고픈 엄마의 마음이 '와장창' 무너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이를 보며,
"코딱지 먹으면 안 돼!"
"코딱지가 맛있니?"
"맛있는 음식을 많이 주는데 굳이 코딱지까지 먹어야 할까?"
"코딱지 안돼!~ 손!!"
신기한 건, 우리 집 아이나, 남의 집 아이나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잔소리를 달고 살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손이 입으로 들어가는 거였어요. 습관적으로 말이죠. 그런데, 해룬 작가님의 웹툰 스물마흔다섯 살 -시인과 진상을 읽다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 작가님을 발견했습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너무 재미있어요.)
코딱지가 점막에 붙었을 때 코 밖으로 파내면 시원한 느낌이 들어 자주 코를 파게 되는데, 코딱지를 억지로 떼어내면 점막에 상처를 입게 되어 코피가 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더러운 손으로 코를 파면 염증이 유발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죠?
아이들이 코딱지를 먹는 이유는 콧물의 점액 성분이 단맛, 짠맛 등을 포함하고 있어 먹는 것이라고 해요. 코파기로 세균이 인체 내로 침입하는 것을 돕기도 하고, 코딱지를 먹는 사람의 신체 면역력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높다는 연구 조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면역력을 높여주고,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기능이 있다 해도 코딱지를 아이가 먹는다면 습관이 되지 않도록 돕고 싶은 것이 엄마 마음이겠죠? 코딱지는 내버려 둬도 코 풀기, 재채기, 또는 저절로 빠지기도 하지만, 코를 파지 않도록 콧속을 촉촉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겠죠? 가습기를 통한 습도 유지, 콧속 점막의 수분을 유지하도록 돕는 연고 등을 사용해서 콧속이 건조해져 간지럽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오늘의 주제를 묻는 동글이에 물었습니다.
"동글아~ 코를 파서 왜 먹을까?"
"글쎄~ 나도 잘 몰라."
"혹시, 찝찔하고 짭짤해서 맛있는 건 아니고?"
"글쎄~ 그럴 수도!"
아무리 맛이 느껴져도 코딱지! 먹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행위로 면역력이 높아진다 해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