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3,000개씩은 해야 한다지만
오랜만의 한국 방문은 나의 마음에도 많은 변화가 있는 기간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나의 몸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체. 중. 증. 가.
실은 한국에 다녀왔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오랜 기간 재택근무로 인해 운동량이 적어지면서 조금씩 체중이 늘고 있던 참이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소화도 안되고, 먹는 양과 무관하게 점점 몸은 무거워지는데 딱히 운동할 시간은 나지 않는 상황의 반복이었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매일 같은 시간에 체중을 잰다. 늘 왔다 갔다 하는 범위가 있는데 그날 체중이 낮은 쪽에 있으면 맘껏 먹고, 조금 올라간다 싶으면 적게 먹고 하면서 지금까지 나름 잘 유지해 왔다. 그런데 가끔 대우주의 살찌우는 기운을 내 노력으로 막지 못하는 때가 있다. 주로 여행을 하거나 외국에 있거나 하는 때가 그런데, 이번에도 아무리 조절을 해도 올라가는 그래프를 막을 길이 없었다. 아.. 억울하다.
세상에 먹는 것 없이 살찌는 것처럼 억울한 일이 또 있을까?
집돌이 집순이인 아이들 운동도 시킬 겸 나도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아이들과 매일 줄넘기를 하기로 했다. Lazada에서 가장 많이 팔린 줄넘기를 검색해 보니 자동으로 개수를 세어주는 줄넘기가 있었다. 우와. 세상이 정말 많이 좋아졌구나. 이거 정말 요물이다. 숫자 세기에서 자유로워지니 한결 줄넘기를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하루에 3,000개씩은 해야 살이 빠진다지만 처음부터 욕심을 내면 오래 못 갈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들은 500개부터 나는 1,000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일주일에 100개씩 늘이기로 했다. 2주 정도 지난 지금, 생각보다 할만하다. 힘들면 잠시 쉬고 괜찮아지면 다시 하고 여유 있게 해도 30분 정도면 목표한 숫자를 할 수 있다. 내가 남은 개수를 채우는 동안 아이들은 틈틈이 킥보드도 타고, 생활 운동 기구로 윗몸일으키기도 한다. 살짝 땀이 나는 상태로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얼음물을 마시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안타깝게도 체중의 변화는 아주 느리다. 운동과 동시에 샐러드와 요거트로 식사의 많은 부분을 대체했음에도 불구하고 확확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래도 느리지만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1년 동안 천천히 늘어났으니 또 천천히 제 자리에 가겠지 하고 여유 있게 생각하기로 했다.
아이들과의 저녁 줄넘기.
시작은 줄넘기였지만 멋진 저녁 데이트가 될 것 같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브런치북] 싱가포르에서 n년 살기: 1년 차 (brunch.co.kr)
<싱가포르에서 n년 살기: 2년 차>에서 발행한 다른 글이 궁금하다면 click!
01 이제는 여기가 나의 '집'이구나 https://brunch.co.kr/@nowthanlater/25
02 줄넘기로 살을 빼려면 https://brunch.co.kr/@nowthanlater/26
03 아빠랑 도넛 가게에 갔었는데 https://brunch.co.kr/@nowthanlater/27
04 아이들이 나의 손을 잡아준다 https://brunch.co.kr/@nowthanlater/29
05 아빠의 SURPRISE https://brunch.co.kr/@nowthanlater/30
06 하루 5분 셀렘 채우기 https://brunch.co.kr/@nowthanlater/31
07 아이들과 주말 외식 https://brunch.co.kr/@nowthanlater/28
08 화가 장착되지 않은 친구 Y https://brunch.co.kr/@nowthanlater/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