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를 담다 < 재미를 담다
요즘 식당을 가면 치옹구이 (穷鬼套餐)란 단어가 가끔씩 보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인기검색어로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穷鬼套餐(치옹구이 타오찬), 일명 '거지 세트'라고 불리는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샤오홍수, 도우인, 콰이셔우 등 SNS에 도배하는 대부분의 내용들은 저렴한 아침과 점심, 저녁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노하우와 예시들 일상이 줄을 잇는다.
난청샹의 3위안 아침식사 (약 560원)
KFC의 19.9원 점심식사 (약 3.7천 원)
9위안의 오후 커피 (약 1.8천 원)
10위안의 편의점 저녁 (약 1.9천 원)
총합 : 약 7.9천 원
치옹구이 타오찬은 저렴한 가격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샘스의 치옹구이 타오찬은 이 흐름에 맞춰서 중산층까지 범위를 넓혀 치옹구이 품개발과 마케팅을 하고 있다. 1인평균 1000위안이 넘는 고급 프랜차이즈프랜드 신롱지 (新荣记) 도 마케팅 프로모션으로 398위안의 치옹구이 타오찬을 선보이고 있다.
이뿐아니라 上班穷,恶心穿搭 (거지 출근룩, 역겨운 출근룩)도 이슈가 되고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20,30대가 의류소비를 줄이고 집에서의 평상복으로 출근복을 인증한게 화제가 됐다. 거지룩을 입고 출근한 이후의 반응들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20, 30대 중국 소비자들은 제품을 살 때 무엇이 살만한가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무엇을 살만한 가치로 여길까? 거지세트라고 불리는 현상에서 유추해 보다면 1. 맛있다는 품질(品质), 2. 가격이 저렴한(便宜), 3. 즐거운(有趣) 즐길거리가 살만한 가치로 볼 수 있다.
얼핏 보면 지금의 중국 거지세트는 '거지'라는 의미의 치옹을 써서 표현하고 있어 가성비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성비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가성비는 지금까지도 있어온 가치였다. 20,30대가 즐기고 트렌드가 된 이 현상을 단순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것으로 소비태도로만 보기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샘스나 신롱지의 사례를 보면 꼭 가성비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가격이 오르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더더욱 원하지 않는 품질의 가치가 살만한 가치의 우선순위가 될 수 있을까?
이 현상은 치옹(거지)이라고 부르고 함께 공유하는 활동에서 쉽게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중국의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거지세트 현상의 이면에는 재미를 찾는 것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치옹(거지)이라고 부르는 것도 일종의 반감이라고 보는 것보다는 구매하고 남들과 공유하면서 재미를 느끼기 위한 게 더 크다.
20, 30대 젊은 중국인들의 주요 활동 무대는 샤오홍수, 또우인과 같은 SNS다. 일과가 끝나거나 혹은 일과 중에도 항상 보는 것은 쇼츠, 지인의 SNS 일상 등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삶을 남들과 공유하고 또 입소문을 타고 주위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원한다. 이 제품이 살만한가의 해답은 어쩌면 이들이 사서 SNS에 올릴만한가의 가치로 볼 수도 있다. SNS에 올릴만한가의 고민은 재미있는가, 관심을 끌 수 있는가로 이어진다.
지금 중국시장에 불고 있는 치옹구이 타오찬은 가성비와 질성비를 포장한 재미를 추구하는 20,30대의 재미추구 현상의 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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