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하기 전에, 나를 안아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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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파랑




너를 사랑하기 전에, 나를 안아주는 일


사랑은 타인을 향해 흐르기 전에 자신에게로 먼저 흘러야 한다. 나를 돌보지 못한 채 누군가만을 사랑하려 한다면 마음은 쉽게 고갈되고 만다.


미국 교육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Kristin Neff)는 ‘자기 자비(Self-Compassion)’ 이론을 통해 말한다. 진정한 자기 사랑이란 자기 연민이 아닌 자기 이해에서 시작된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실수와 부족함마저 포용할 줄 아는 태도가 자기 사랑의 핵심이다.


자기 사랑은 거울 앞에서 나를 칭찬하는 일이 아니라, 아픈 날에도 나를 비난하지 않고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라고 말해주는 마음이다.


네프는 자기 자비를 세 가지로 설명한다.

자기 친절(Self-Kindness), 공통된 인간성(Common Humanity), 그리고 마음 챙김(Mindfulness). 이 세 가지가 함께할 때 더 이상 외로움에 갇히지 않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자기 사랑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를 온전히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상대의 고통에도 진심으로 다가설 수 있다. 사랑은 서로의 부족함을 끌어안는 일이고 시작은 내 부족함을 인정하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 타인에 대한 사랑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사랑은 그렇게 나로부터 시작해 너에게 닿는 가장 깊은 흐름이 된다.


사랑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피어나지만 뿌리는 언제나 자신에게 닿아 있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마음, 자기 수용(self-acceptance)과 자기 존중(self-respect)에서 시작된다. 자신을 존중하지 못한다면, 누구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다.


이것이 사랑의 첫 문이다.

독일 출신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사랑의 기술」에서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림 프리다옥


그가 말한 자기 사랑은 이기적인 감정이 아니다. 이런 자기 사랑은 타인과의 관계에 건강한 거리를 만들어준다. 과도한 의존이나 소유욕 없이 자유롭고 진실한 감정의 교류가 가능해진다. 자기 사랑은 감정적 안정을 지탱하는 근육이기도 하다. 삶에서 거절이나 갈등을 마주할 때조차 자신을 무너뜨리지 않고 중심을 지킬 수 있게 해 준다. 사랑은 흔히 타인을 위한 감정이라 여겨지지만, 자신을 스스로 돌보지 못한 채 타인에게 사랑을 쏟아내는 일은 감정의 고갈로 이어진다.


미국 사회복지학자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은 “취약성은 사랑의 본질”이라 말하며 자기 사랑이 충분할 때야 비로소 우리는 자신의 상처와 연약함을 드러낼 수 있다고 했다.


자기 사랑은 타인에 대한 사랑과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두 사랑은 서로를 지지한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할 수 있을 때 타인의 결점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 내가 실수했을 때 자신을 용서하듯 타인에게도 같은 자비를 건넬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사랑이 결핍되면 관계는 불안정한 기초 위에 세워진다. 자기 존중이 부족한 사람은 사랑을 통해 자신을 증명

하려 들고, 상대의 인정에 매달리게 된다. 결국 사랑은 불안과 집착으로 변하고 만다.

영국 정신분석학자 존 볼비(John Bowlby)는 애착 이론에서 설명한다. 불안형 애착은 상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랑을 움켜쥐려 하고, 회피형 애착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감정을 억누르고 거리를 둔다. 자기 사랑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방어적 태도들은 진정한 친밀감을 방해하며, 관계를 피상적으로 만든다. 성숙한 사랑은 자신을 지키면서도 타인을 품는다. 감정적 필요를 타인에게 전가하지 않고, 존중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관계를 만든다.


미국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는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하려면 먼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자기 사랑은 성숙한 사랑의 기초다. 자기 사랑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일의 인식과 연습이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살피고 자신을 다그치기보단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 몸과 마음을 돌보며 결점을 감추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이 모든 것이 자기 사랑의 실천이다. 자기 사랑은 이기심이 아니다. 오히려, 사랑을 시작하고 끝까지 지켜내는 가장 깊은 뿌리이자 첫걸음이다. 사랑은 타인을 향한 감정이지만 시작은 언제나 나를 향한 시선에서 비롯된다.


미국 교육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Kristin Neff)는 자기 자비(Self-Compassion)를 통해 말한다. “진정한 자기 사랑은 완벽함이 아니라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자기 사랑은 거울 앞에서 자신을 칭찬하는 일이 아니다. 실수했을 때. 아픈 하루를 보냈을 때 스스로에게 “괜찮아, 너는 여전히 소중해”라고 따뜻하게 말해줄 수 있는 마음. 그런 마음이 있어야 사랑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상대에게 의존이 아닌 공유의 방식으로 감정을 전할 수 있다.


사랑은 나로부터 시작해 너에게 닿는다. 그리고 그 사랑은 스스로에게 건넨 다정한 손길만큼 더 깊고 따뜻해진다.


은파랑




은파랑 콘텐츠 에세이 '토닥토닥'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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