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달달 라이프] 마리로사의 간식 이야기
아버지는 출장이 잦은 분이셨습니다.
아주 어릴 때는 한 달에 한 번 집에 오셨고
제가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에는 주말에만 뵐 수 있었어요.
심지어 제가 태어날 때는 출산에 임박한 엄마를 병원에 입원시키시고(엄마의 산후조리를 돕기 위해 이모가 곁에 계셨습니다) 바로 출장지로 가시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에게 있어 아버지는 무척 특별했습니다.
집에 오시는 날에는 언제나 맛있는 것을 사들고 오셨고 쉬시는 날에는 저와 세 살 위의 오빠를 데리고 고궁이나 박물관으로 데려가셨어요.
당시 아버지가 다니신 회사의 본사가 덕수궁 근처에 있었으므로, 덕수궁과 그 주변은 제 놀이터나 다름없었습니다.
맞은편에 보이는 프라자 호텔의 커피가 무척 비싸다는 얘기를 듣고(아마 지금 시세로 한 잔에 2~3만 원 정도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 어른이 되면 꼭 마셔봐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큰아버지가 아버지 회사 가까운 곳에서 일하셨기 때문에 가끔 두 분이 함께 점심식사를 하시기도 하셔서 그것이 정말 부럽기도 했습니다.
자주 뵐 수 없어도 항상 아버지는 자식에게 화 한 번 내지 않으시고 혼내지 않으셨으며(그 흔한 잔소리 한 번 하지 않으셨습니다) 한 직장에서 평생을 보내시고 은퇴 후 팔순을 앞두신 지금도 일을 하시는, 무척 성실하신 분이세요.
그런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실 때 항상 두 봉지 씩 사 오신 과자가 바로 오징어 땅콩이었습니다.
당시 오징어 땅콩은 다른 과자들보다 양도 적고 비싸서 아버지가 사 오실 때가 아니면 먹을 수 없는 귀한 과자였어요.
그 덕분에 혼자 과자를 사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어도 오징어 땅콩은 언제나 선택지 안에 들어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장 보러 갈 때 오징어 땅콩 사서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먹으려고 합니다.
오징어 땅콩에 깃든 저의 행복한 추억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