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달달 라이프] 마리로사의 간식 이야기
매주 일요일 아침, 졸린 눈을 비비며
엄마와 함께 목욕탕에 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찍 가야 사람이 덜 붐비고 물도 깨끗하다며
자고 있던 저를 흔들어 깨우시던 엄마가 생각나네요.
여차 저차 해서 목욕이 끝나고
헤어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릴 때
엄마는 목욕탕에서 만난 친한 아주머니들과
이런저런 얘기들을 즐겁게 나누셨는데,
아주머니들이 저를 보시고는 활짝 웃으시며
카운터에서 뭔가를 사서 제게 주셨었죠.
두 손에 쏘옥 들어오는 것은
단지 모양의 플라스틱병이 너무나 귀여운
연노랑빛 바나나맛 우유였습니다.
목욕이 끝난 터라 살짝 목이 마른데
그 타이밍에 바나나맛 우유 하나 마시면
세상 전부가 제 것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그 이후로 제가 혼자 열차를 탈 수 있게 되었을 때
창밖을 보며 바나나맛 우유의 달콤함을 즐겼고,
어른이 되어 찜질방에 가서 땀을 시원하게 뺀 후
깨끗하게 씻고 나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도
노란 바나나맛 우유였습니다.
비록 바나나의 노란색과 다르고
바나나의 맛과 결도 다르지만
저에게 있어 바나나보다 더 달콤하기에
지난 시절이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