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석에서, 음악 속으로

by 마감했나연

<추천 곡>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 펀치


*소설 속 모티브와 콘셉트 외의 인물, 단체, 장소, 사건 등은 모두 실제와 관계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유원우와 나연희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만을 위한 사랑을 해나가기로 결심했다. 두 사람은 이제 더 이상 겉으로 보이는 사랑의 틀에 그들을 맞추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들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천천히, 또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비밀 데이트의 시작은 두 사람에게 있어 신선하면서도 조금은 부담스러운 순간이었다. 대중과 기자들이 자꾸만 그들을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았다.

둘은 함께하는 시간 동안 더욱 신중히 행동했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조금 더 특별하고 소중한 순간을 만들려고 했다.


그날도 역시 그렇게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약속을 했다. 유원우는 나연희에게 함께 공연을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 그들의 데이트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유롭게 하기엔 많은 제약이 있었다. 그래서 유원우는 나연희에게 “어디서 만나면 좋을까?”라는 물음 대신, 자신이 이미 구상한 계획을 내놓았다. 해외 밴드의 내한 공연을 같이 보러 가자는 것.


"00밴드 내한 공연, 같이 가면 어떨까?"


나연희는 유원우의 제안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00밴드는 두 사람이 모두 좋아하던 영국의 유명 록 밴드.

둘 다 음악을 사랑하고, 그 밴드의 팬이었기에 공연이 끝난 후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이 얼마나 특별할지 잘 알고 있었다. 공연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는 위험이 있지만, 오래간만에 음악을 좋아하는 두 사람만의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녀는 동의했다.


게다가 유원우가 이 공연을 그렇게 원하는 이유를 알았다.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관객의 입장에서 무대를 즐기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나연희는 그가 관객으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되면 좀 특별할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밴드니까, 그들의 무대와 분위기를 함께 느끼는 거야.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 쓰지 말고, 우리가 좋아하는 거만 생각하면서 즐기고 오자.“


-


공연 당일, 두 사람은 마치 모험을 떠나는 여행객처럼 단단히 무장했다. 서로의 안전을 위해 더욱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어두운 옷차림에,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공연장 안에서도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는 곳은 피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오랜만에 평범한 관객처럼 공연을 즐기기로 했다.


그들은 자리를 잡은 후에도 가능한 한눈에 띄지 않도록 조용히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유원우는 한층 더 즐겁게 공연을 관람했다. 무대 위 가수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감동적인 순간에 눈물까지 글썽이며 감격했다. 그에겐 무대 위의 화려한 불빛 속에서 수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노래하는 것만큼이나, 관객석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의 음악을 감상하는 것도 큰 기쁨이었다. 무대에 오르는 순간과 무대 아래에서의 연습을 통해 얻는 즐거움도 있지만, 관객으로서 느끼는 자유한 감정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렇게 사람들 틈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관객들이 하나가 되어 즐기는 음악은 그에게도 특별한 감동을 줬다. 유원우는 무대 위에서처럼 온전히 음악에 몰입했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나 공연 보는 걸 즐기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와 피로가 조금씩 풀리며, 유원우는 나연희의 옆자리에서 평범한 관객처럼 음악을 즐겼다. 그의 마음은 점점 더 편안해졌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나연희는 그가 얼마나 이 시간을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었다.


나연희는 유원우가 이렇게 힐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며 그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둘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진 듯했다.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소음이 사라진 것처럼 오직 두 사람만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유원우는 그 순간을 마음 깊이 즐기며, 나연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렇게 공연을 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늘 무대에만 서왔지, 이렇게 관객으로서 감동을 느끼는 건, 정말이지 너무 좋네."


나연희는 그의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무대 위가 아니라서 더 감동이 큰 거 아니야? 관객으로서 느끼는 감정이란, 그게 가장 찐인 법이잖아."


-


공연이 끝난 후, 두 사람은 살며시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을 지나 한적한 골목으로 들어서자, 그제야 서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와, 진짜 대박이었어." 나연희가 감탄하며 말했다.

"라이브로 들으니까 완전히 다르던데?"


"그렇지? 나도 몇 번이고 봤던 공연인데도, 오늘은 또 새로운 느낌이었어." 유원우가 흥분한 듯 말을 이었다.

"특히 마지막 곡 부를 때, 기타 리프 들어가는 순간 소름 돋지 않았어?“


"맞아! 조명까지 합쳐지니까 분위기가 확 살아나더라. 팬들 떼창도 장난 아니었고."


유원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진짜 오랜만에 그냥 관객으로서 즐긴 공연이네. 무대에 서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객석에서 보는 것도 또 다른 감동이야. 계속 이 생각밖에 안 들어.”


"아까 보니까 살짝 울컥한 것 같던데?” 나연희가 장난스럽게 물었다.


유원우는 머쓱한 듯 웃으며 뒷목을 긁었다.

"앗.. 들켰나? 사실... 무대 위에만 있다 보면 가끔 잊어. 이렇게 한 팀의 음악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근데 오늘 보니까 다시 실감 나더라고. 나도 꼭 저런 무대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어."


나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우 씨 무대도 충분히 그런 감동을 주고 있어."


유원우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살짝 눈을 찡긋했다.

"그렇게 말해주면 엄청나게 힘나는데?"


두 사람은 한참을 걸으며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끝없이 이어갔다. 어떤 곡의 편곡이 좋았는지, 보컬이 예상보다 더 터져 나와서 놀랐던 순간과 무대 연출이 주는 감동까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공연장의 열기가 가라앉고 차가운 밤공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여전히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었다.


이후 두 사람은 나연희의 지인이 운영하는 루프탑 카페로 향했다. 늦은 시간이었고, 이미 카페는 마감한 상황.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생각하다 나연희의 머릿속에 문득 이곳이 떠올랐다.


도심의 불빛이 반짝이는 거리에서 조금 벗어난 루프탑은, 곧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장소로 재탄생하게 됐다.

나연희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지인에게 문자를 보냈다.


[혹시 지금 루프탑 잠시 빌릴 수 있을까? 특별한 사람과 조금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그냥 잠깐 있을 거야.]


곧바로 답장이 왔다.

[알았어, 마음껏 써. 손님은 없지만 그래도 조용히 있어.]


나연희는 미소 지으며 유원우에게 말했다.

"잠깐만, 내 지인한테 연락을 해봤어. 이곳을 잠시 빌릴 수 있대."


유원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럼, 여기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겠군.“


이미 밤이 깊어 카페 주변엔 아무도 없는 고요한 상태였다.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마침내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 왔다. 공기는 차갑지만, 두 사람은 그것조차 설렘으로 가득 채웠다.


유원우와 나연희는 조심조심 루프탑으로 올라갔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쳤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따뜻했다. 나연희는 여전히 감정이 복잡했다. 유원우와 함께하는 시간이 이토록 소중하고 특별해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프탑에 올라선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밤하늘과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가. 야경과 분위기에 약한 그녀는 좀처럼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거리를 밝히는 불빛들과 희미하게 보이는 밤하늘의 별들, 그리고 그 속에서 은은하게 비치는 카페의 조명이 어우러져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불빛들이 깜빡이는 도시는 마치 동화 속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아름다웠다.


나연희는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잠시 넋을 잃었다가, 유원우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정말, 멋지다. 이런 데 오니 우리가 마치 영화 속 주인공 같아."


"그렇네. 여기, 정말 예쁘네." 나연희가 말을 꺼냈다.

"이렇게 고요한 밤에 둘이 있을 수 있는 게, 참 행복해."


유원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

"맞아. 쉽게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정이야."


이어 그는 웃으며 손을 내밀어 나연희의 손을 잡았다. "그럼, 우리는 이제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볼까?"


나연희는 그의 손을 따뜻하게 맞잡으며 웃었다.

"정말 좋은 날이다. 행복해."


두 사람은 잠시 손을 잡고 서 있었지만, 그 어떤 말도 필요 없는 순간이었다. 유원우는 조용히 나연희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눈을 마주친 채,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오늘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게.. 너무 설레고.. 기뻐."


나연희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에서 진심을 느낀 그녀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

"나도 그래.. 이렇게 특별한 시간은 처음이야."


그녀의 대답에 유원우는 가볍게 웃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참 동안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유원우는 마음속 담아둔 이야기를 슬그머니 꺼내기로 했다. 그동안 말을 아끼며 숨겨둔 감정들이 스쳐 지나가며, 그는 고개를 숙이고는 조심스레 나연희에게 물었다.


"그럼.. 혹시.. 나, 오늘 뽀뽀해도 될까요?"


나연희는 그의 진지한 눈빛을 보며 잠시 머뭇거렸지만, 진심을 느끼고는 또다시 심장이 급격히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유원우의 눈을 바라보며, 그가 정말 자신에게 마음을 주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와 함께한 이 순간이 너무 특별하다는 걸 깨닫고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괜찮아요."


그 말을 듣자, 유원우는 조금 놀란 듯 얼굴을 붉히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나연희는 더 설렜다. 그렇게 유원우는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나연희의 얼굴을 자신에게 이끌었고, 그녀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나연희는 그가 천천히 다가오는 느낌에 심장이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둘은 서로의 입술이 닿을 순간만을 기다렸다.


마침내 두 사람의 입술이 서로에게 닿았다.

유원우의 입술이 부드럽게 나연희의 입술을 스쳤을 때, 그녀는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서로의 입술이 스침과 동시에 두 사람의 마음은 하나가 됐다. 입술이 닿는 동안 세상의 모든 시간이 멈춘 듯했다. 아름다운 첫 키스 속 그들이 가슴속 깊이 숨겨놓았던 설렘과 떨림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짧고도 달콤했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깊고 진지했다. 그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주위의 모든 소음이 사라지고 이 세상에는 두 사람만이 남아있는 듯했다.


유원우와 나연희는 한참 동안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밤하늘의 별들과 루프탑에서 빛나는 조명은 그들을 더욱 아름답게 비춰줬다. 그들이 나눈 첫 키스는 한 마디로, 사랑이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을 넘어, 함께한 순간을 더 빛나게 만드는 기적이었다. 까만 밤하늘 속 오직 두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루프탑 위,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 아래 두 사람은 서로를 더욱 깊이 느꼈다. 이 순간,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은 상황에서 그들의 마음은 서로를 향해 더 뜨겁게 뛰고 있었다.


유원우와 나연희는 서로를 끌어안으며 그 시간을, 그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기로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


주변은 조용하고 고요했지만, 그들만의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유원우는 천천히 나연희를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 순간, 너무 좋아. 우리만의 시간."


나연희는 눈을 살짝 감고, 그의 품속으로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응, 우리만의 시간… 언제까지나 당신과 이렇게 함께하고 싶어."


유원우는 그녀를 꼭 안고는 다정히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나도… 항상 너와 함께하고 싶어."


그렇게 둘은 끝없이 이어지는 밤의 아름다움 속 서로를 더욱 깊이 느꼈고, 그들의 마음도 걷잡을 수 없이 점점 더 불타오르며 가까워졌다.


나연희는 천천히 유원우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 이어 그의 손을 잡고 따뜻하게 손끝을 문지르며 말했다. "오늘 공연 너무 멋지지 않았어? 그리고, 늘 무대 위에서만 봤던 원우 씨를 이렇게 관객석에서, 내 옆에서 보니까 너무 감동적이었어."


유원우는 살짝 웃으며 나연희의 손을 잡았다.

"그럼, 오늘도 정말 특별한 날이었겠다."


그들은 잠시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손을 잡고 서 있었다. 바람이 조금씩 차가워지자, 유원우가 슬쩍 나연희에게 다가가며 말을 건넸다.


"오늘도 함께 좋은 시간 보내줘서 고마워.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간직해 두자. 사랑해."


나연희는 그의 진심에 마음속 깊은 울림을 느꼈다. 그리고 그의 눈빛에서 무언가 깊은 감정을 짚어냈다.

"나도 그래. 이렇게 특별한 시간, 정말 오래 기억할 것 같아. 나도 사랑해. 그리고 함께해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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