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올까요
우리 깨어 있는 동안에?

노는(遊)신부의 대림절 ‘함께 걷는 기다림’

by 교회사이


대림절 네 번째 일요일, 기다리며 읽는 마태복음서 (22)


“하늘과 땅은 없어질지라도, 나의 말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각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 . . . 그러므로 깨어 있어라. 너희는 너희 주님께서 어느 날에 오실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집주인이 도둑이 밤 몇시에 올지 알고 있으면, 그는 깨어 있어서, 도둑이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는 시각에 인자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마태복음서 24:35-44)


눈이 올까요 2.JPG photo by noneunshinboo


울어도 안 되고, 깨어 있어도 안 된다.

그러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주시나요? 그럼 아예 안 오시는 건가요?


그 날과 그 시각은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면 그분은 안 오시나요? 그럼 아예 안 오시는 건가요?


모르고 또 알 수도 없으니, 그럼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요? 그 날과 그 시각을 모른 채가 아닌 정말 모르고 몰라서 모르는 채, 그래서 그 날과 그 시각은 없다 하면서 없는 채로 정말 그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요?


그걸 모르는 게 약이 될까요? 아니면 독이 될까요? 그게 누구에게는 약이 되고, 누구에게는 독이 되진 않을까요?




‘그 때는 언제일까요?’ ‘그 때는 언제 올까요?’의 질문은 ‘우리 지금 여기를 어떻게 살까요?’의 질문이 되어야 합니다. ‘어떻게 될까요?’의 질문은 ‘우리 어떻게 할까요?’의 질문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언제’라는 질문, ‘나중 거기’에 대한 질문은 내 머리로만 보고 내 생각으로만 사는 그 ‘언제’의 ‘나중 거기’가 아닌, 내 눈으로 보고 내 몸으로 사는 ‘지금 여기’에 대한 질문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언제’의 ‘나중 거기’가 있는가 없는가 이럴까 저럴까가 아닌, 나 있는 ‘지금 여기’를 어떻게 볼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의 질문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가 신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마 24:45)


지금 예수께서 하시는 이 질문을 ‘지금 여기’에서 몸으로 살고, 그리고 지금은 모르나 ‘그 날 그 시각’이 되어 예수께서 다시 오시면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눈이 올까요 3.JPG photo by noneunshinboo


내일 아침 하얀 눈이

쌓여 있었으면 해요

그럼 따뜻한 차를

한잔 내려드릴게요

계속 내 옆에만 있어 주면 돼요

약속해요


눈이 올까요

우리 자는 동안에

눈이 올까요

그대 감은 눈 위에

눈이 올까요

아침 커튼을 열면 눈이 올까요*



어제 늦은 밤 밴쿠버에 눈이 왔습니다. 제 눈으로 보았고 제 손으로 만졌고 제 몸으로 맞았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비가 옵니다.

그런데, 밤새 깨어 있었다면 계속 눈이었을까요? 뜬눈으로 버텼으면 눈이 되었을까요?


그 날과 그 시각이 언제라는 것을, 그때가 언제 올 것이라는 것을 안다고 눈이 올까요? 비가 눈이 될까요? 우리 감은 눈 위에, 아침 커튼을 열면 눈이 올까요? 우리 눈을 볼까요?




그 날과 그 시각을 알아야겠다고 꼭 알아내고야 말겠다고. 너는 모르겠지만 나는 안다고 알아냈다고.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 하시는데, 그 분의 ‘아들도 모른다’ 하시는데, 그런데 나는 안다고 우린 안다고. . .

그러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날은 없다고, 오지도 않은 또 오지도 않을 그 날 때문에 지금을 그리고 여기를 포기 못한다고, 혹시 오더라도 그건 그때 가서 볼 일이라고, 그냥 난 오늘만 산다고, 내일은 정말 모르고 또 없이 산다고. . .

그러지도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서두르지 말고, 계속 옆에 있을 거라고 약속하셨던 주님을 기억하면서, 지금 여기 그분께서 보시는 것, 그분께서 보시는 곳을 그분께서 보시는 대로 보고, 그분께서 사셨던 그리고 우리더러 따라 살라고 하셨던 그대로 살면, 그러면 눈은 오지 않을까요?


우리 서로 하지 않고 하지 못한 그 못다 한 일들, 우리 서로 하지 않고 하지 못한 그 못다 한 사랑을 하면서, 나는 우리는 모르지만 그 한 분은 아시는 그 날과 그 시간을 깨어 기다리면, 그렇게 우리 깨어 살면, 그러는 사이 그 날과 그 시간이 되고, 그때가 되면 나중 거기에 우리 피곤해 잠든 사이 눈은 오지 않을까요? 아침에 우리 눈 뜨면 하얀 눈은 오고 있지 않을까요? 그분이 새하얀 눈처럼 오시지 않을까요?



잘 봐요 밖이 유난히 하얗네요


눈, 눈이 와요

눈, 눈이 와요

눈이 와요

눈이 와요

창 밖에도 눈이 와요


어제 우리 말한 대로

차를 한잔 내려드릴게요*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아라. 하나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의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고 너희에게 말했겠느냐?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 내가 가서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나에게로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함께 있게 하겠다.” (요한복음서 14:1-3)


그렇게 밤 사이 내리는 눈 처럼 다시 오시는 예수님과 따뜻한 차 한잔하면 좋겠습니다.



* Zion.T(자이언티)의 노래 (feat.이문세) <눈(SNOW)>의 가사입니다. 밖에 눈은 내리지 않지만 따뜻한 홍차, 맛있는 핫초콜릿과 함께 들으면 더 좋은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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