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소복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풍경

향긋한 겨울 내음, 귓가엔 캐럴

by 감자밭

매년 눈을 보는데, 그때마다 '첫눈'이다.

눈은 나이를 먹지 않나 보다.

그 첫눈, 여러 가지 이유로 볼 수 없는 때가 많았지만 올해는 '직관'하고픈 마음이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내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2021년, 산 넘어 이 영동에는 이 눈이 '첫눈'이다.

어느 집엔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처럼 내 기분은 폴짝폴짝 뛰었는데..

눈이 내리는 풍경은.. 어느새 우리들 사이에서 걱정'부터 앞서는 '기상현상'이다.

벌써부터 그 예보를 접한 내 주변에는 '걱정이 과반'이다.

눈이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라던가.. 교통지옥의 주범이 된 지 여러 해고..


무엇보다.. 거리에서는 캐럴이 사라졌다. 2007년쯤 캐럴 음악들의 저작권이 문제가 되어 이제 그 아재들의 크리스마스 음악을 틀면 돈을 내야 한단다..


"거리마다~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기다리는 크리스마스~~"


그리고.. 징그럽게 빈번히 울리던 '징글벨' 노래, 이제는 다 돈 내고 들어 할 그 노래..


어릴 적 크리스마스에는 신발가게며 전파상, 보세 옷가게.. 어디든 할 것 없이 캐럴이 울렸다. 그리고 그 가게들 앞에는 조악하지만 가게 주인 마음을 대변하는 트리가 소박하게나마 늘 있었더랬다. 큰 길가에는 구세군의 종소리.

그 앞을 지날 때면 그 노랫소리와 그 분위기로 '이제 크리스마스고 곧 송년의 시간이 오겠구나'하고 알 수 있었으니까.

또, 크리스마스날이 밝아오던 그 시간에는 교회나 성당에서는 어린 친구들이 '새벽송'을 돌며 성탄을 알렸다.. 안 자고 기다리다 뭐라도 맛난 음식 건네는 것이 '국룰'이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어느새인가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도 없어지고 크리스마스트리도 없다.

이젠 송년의 분위기랄지 산타 할아버지 이야기하며 집집마다 있는 그 아버지들이 산타 할아버지였다는 것을 언제쯤 알게 되었는지, 내가 얼마나 큰 양말을 준비했는지에 대해 고백할 일이 없어졌다.

종교가 금지되어서도 아니고 내 삶이 팍팍해지기 시작해서도 아니다.


눈이 많이 내려 고생하더라도, 그것이 지나가는 기상현상에 불과하더라도 어찌 크리스마스가 그것뿐이겠는가?

콧 속 깊이 정겨운 그 겨울 내음, 송년의 내음이 그윽한 그 거리에서 잔잔히 울리는 캐럴과 '손 호호 불며' 먹던 '붕어빵'이 있는 그 풍경을 어찌 되었든 말하고 싶다. 그 시간을 지내온 이의 하나로 그 모든 시간들의 '증인'이 되고 싶다.


해마다 점점 흐릿해지는 크리스마스에 우리들의 그 추억을 조금만 더 자연스레 덧댈 수 있으면 어떨까?


크리스마스가 잊혀진 나라, 그 어느 구석에서 눈 나리고 캐럴이 귓가에 흐르는 그 풍경.. 못내 아쉬워 기다려본다..


"저작권료 받는 것은 되고, 아재들 가슴속 그 크리스마스를 빼앗아가는 것은 말이 되고??"


우리가 바라는 것이 굳이 상업적인 일은 아니지 않을까? 그저 사랑하는 이 손 잡고 분위기 내는 이 즈음을 느끼게 해 주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아쉬움에, 애달픈 추억에 한마디 남겨본다..

//Fine//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