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상해죄

전과자가 가장 많은 일상 범죄에 관하여

by 감자밭

'상해', '고의로 다른 사람을 해하는 것'




거대한 폭력과 TV 뉴스에 나오는,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어마 무시한 경제 범죄, 그리고 정치적 선동과 프로파간다.. 그러한 중범죄들은 어찌 보면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먼 이야기다.

소시민의 삶에서 이런 범죄들은 그저 나쁜 사람들의 나쁜 세상 이야기다.


'우리'에겐 이게 있다. '기분상해죄'.


세상의 많은 일들이, 적어도 나의 영역에서는 대부분의 분란과 문제들은 과연 누가 나를 기분 상하게 했느냐에 달려 있다.

길 가다가 도, 누군가와 간단히 말을 섞을 때에도, 일상적인 대화를 익숙한 누군가와 나눌 때조차 느닷없이 뭔가 상한 느낌이 들어 뒤돌아 서면 '아.. 저 자식이 나한테 기분상해죄를 저질렀구나.. 퉤.'하고 느끼곤 한다.

뒤돌아 한 두 걸음 걷다 보면, 피식하고 '아.. 내가 참 속이 좁긴 좁구나.. 이런 것 가지고..'라며 금방 사그라드는 경우도 있고, 때론 밤새 잠 못 자고 부글거린다.


그리고 가슴에 조용히 손을 얹고 생각해 본다.

'나는? 나는 아닌가? 나는 기분상해죄 상습범, 전과자는 아닐까?'

뭐.. 간단히 떠 오르는 것만 해도.. 맞다.. 나는 전과자다.

창피한 일이지만 흔히 말하는 '욱'하는 순간이 종종 찾아오는 나는, 조용히 인상 구기다 일순간 상대에게 '요건 좀 아프겠지?'하고 일격을 가하는 경우가 있다. 대답이 없거나 답답한 상대에게는 그 빈도가 잦아진다. 아.. 이 중범죄자를 어찌해야 할까.?


삶은 끊임없는 타자와의 '주고받음'이다. 또,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세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신중하고, 경거망동해서는 안된다. 이제 나잇살이나 먹었으니 더더욱.


말이 화살이 될 때가 있다. 그 화살 맞으면, 부지부식 간에 마음이 유리처럼 깨진다. 그리고 한동안 피해자에게 속이 뻐근한 상태를 남기게 된다. 그리고 나와 같은 소심좌들은, 꼴에 모질지도 못해서 남에게 '촌철살인'이랍시고 시원하게 한 마디 남기면 돌아서서.. 나도 아프다.. 미련도 이런 미련이 없다.


다 손해다. 손해. 하지 말자.


수련이 필요하다.

남의 말에 빈정상하거나 최대한 기분 상해하지 않기.. 남의 행동에 '욱'해서 기분상해죄 저지르지 않기..


수련을 위해 코끼리가 그려진, 맘에 드는 명상 앱을 하나 다운로드하여 '궁극의 평온'을 잠시 느끼다 그 앱 제작자가 '풀 소유' 그 스놈인걸 알고 또 '욱'했다. "이런 니미 강아지 송아지 망아지 양아치(?) 아이 같으니라고!" 아.. 또 욕했다.


'씁씁 후후'.. 기분상해죄를 저지르지 않는 자가 되려 노력 잠시 해보았으나 망한 듯하다.

일단, 피해자들에게 마음으로 '합의' 보고, 다음을 기약해 본다.


나는 아직 아닌가 보다. ㅎ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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