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I'd love to. 14화

Be alive.

by 실버레인 SILVERRAIN


한 남자의 인생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세상 끝까지 맛을 찾아 떠난 남자, 앤서니 보데인




앤서니 보데인은 195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기존의 틀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아이였다.


그는 요리학교인 CIA에 입학했고, 졸업 후 뉴욕의 여러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주방은 전쟁터 같았고, 그는 그 안에서 생존하며 날카로운 시선을 기르게 된다.


그러던 중, 그는 뉴요커(New Yorker) 잡지에 'Don't Eat Before Reading This(읽기 전에 먹지 마시오)'라는 에세이를 기고하게 된다. 이 글은 식당의 어두운 이면을 솔직하고도 거칠게 폭로한 내용으로,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글을 계기로 그는 자신의 첫 책 Kitchen Confidential: Adventures in the Culinary Underbelly를 출간했고, 이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요리사로서의 고된 삶, 마약과 술, 경쟁과 피로, 그리고 음식에 대한 사랑이 날것 그대로 담긴 이 책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안겼다.


이후 그는 요리사라는 정체성을 넘어서서 전 세계를 누비는 여행가이자 문화 탐험가로 거듭난다.


No Reservations, Parts Unknown 같은 TV 프로그램을 통해 그는 세계 각국의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 역사까지 조명했다.



카메라 앞에서도 그는 결코 연기하지 않았다. 때론 화를 내고, 때론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했다.


전쟁의 상처가 남은 베트남의 시장에서, 정치적 분열로 갈라진 이란의 골목에서, 그는 항상 사람들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길거리에서 파는 수수한 국수 한 그릇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꼈고, 전쟁의 상처를 딛고 선 도시의 식탁에서 희망과 생존의 의미를 나누었다. 앤서니 보데인에게 음식은 문화의 입구였고, 사람과의 대화는 여행의 본질이었다.



그러나 화려한 커리어의 이면에는 깊은 외로움이 있었다. 그는 두 번의 결혼을 했고, 둘 다 실패로 끝났다.


첫 번째 아내 낸시 퍼트카스키와는 20년 넘는 세월을 함께했지만, 긴 투어 일정과 다른 삶의 리듬 속에서 결국 이별을 맞았다.


두 번째 결혼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마지막 연인이었던 이탈리아 배우 아시아 아르젠토와의 관계는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며 많은 스트레스를 동반했다.


그는 자주 자신의 우울함에 대해 언급했다. 약물중독과 싸웠고, 자신을 "낙천적인 허무주의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세상 끝까지 떠돌며 음식을 맛보고 사람을 만났지만, 정작 자신은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했다.


그는 겉으론 자유롭고 유쾌해 보였지만, 내면에는 이해받고 싶다는 간절함과 자신을 향한 냉소가 공존하고 있었다.



세상이 보기엔 그렇게 빛나 보였던 그의 삶에는 언제나 공허와 죽음의 그림자가 함께 있었다.


그는 끊임없이 떠돌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났지만, 결국 매 여행의 끝에는 혼자 남겨지는 침묵의 호텔방이 기다리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웃고 떠들던 그였지만, 카메라가 꺼지고 나면 자기 자신과 고요히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보데인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는 늘 안정을 두려워했고, 불안정 속에서 숨을 쉬는 사람처럼 살아왔다. 그런데 그 안에는 매 순간 죽음의 그림자가 함께 있었다."



2018년 6월, 프랑스의 한 호텔방에서 자기 자신과의 긴 싸움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든 것을 맛본 사람조차, 마음 깊은 곳의 공허함은 채우지 못했던 것이다.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그가 세상에 전한 위로와 따뜻함은 너무 컸고, 그의 죽음은 너무 갑작스러웠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에는 ‘불안감’이 있다.


불안은 사람을 몰입하게 하고, 빠르게 움직이게 하며,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든다. 불안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 연료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안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불안’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불안은 현대 사회에서 꼭 필요한 감정 중 하나다. 우리는 불안을 통해 새로움을 시도하고, 변화에 적응하며,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문제는, 그 불안이 지나칠 때 발생한다. 과도한 불안은 자신을 지나치게 통제하게 만들고, 그 통제는 기쁨과 슬픔 같은 감정조차 억누르게 만든다.


과거는 후회로, 미래는 걱정으로 채워지고, 결국 ‘지금 이 순간’은 사라져 버린다.


앤서니 보데인의 삶 역시 그랬다.


그는 평범하고 화목한 삶을 꿈꿨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 했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향한 갈망이 존재했다.


그는 세계를 떠돌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렇게 성공적인 삶을 사는 동안에도 그의 내면에는 끊임없는 불안과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면 평범한 가장이 되고 싶어 했지만, 곧 다시 떠나야만 했다. 머물고자 했으나 결국 떠나는 사람이 되었고, 안정을 원하면서도 끝내 불안정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불안은 연료와 같다.


잘 사용하면 멀리 갈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스스로를 태워버린다.


우리 모두 불안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불안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삶은 점점 무거워지고, 길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때때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왜 불안한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고 있는가?'


불안은 성공의 원동력이 될 수도, 고통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불안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보데인의 삶은 우리에게 말한다. 자유란 결국 책임이다. 단순히 직장을 떠나고 여행을 간다고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진짜 자유는, 그 고독과 불안을 견딜 수 있는 내면의 힘에서 오는 것이다.


그는 자기가 선택한 삶을 사랑했지만, 동시에 그 삶은 그를 갉아먹었다.



마치 맛있지만 독이 든 음식처럼, 그 삶은 그에게 세상의 진미를 맛보게 했지만, 결국 영혼을 잠식해 버렸다.


'나는 어떤 삶에서 진실해질 수 있으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불안과 외로움은 어떤 모양일까 ‘


'나는 타인에게 보여지는 삶이 아닌, 나 자신과 단둘이 있을 때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나의 삶은 어디에 있는가?‘


스스로 질문하며 답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가는 요리사다.

때로는 레시피 없이 조리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이 서툴고 복잡하더라도, 그 속에서 진실하게 살아가려는 용기를 가질 때 진정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앤서니 보데인의 삶의 최후를 바라보며,

우리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할 수 있어야 하며, 삶의 목적이 '나'를 넘어서 '타인'을 향할 때,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타인을 향한 삶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부모’라는 역할을 살아낼 때가 아닐까 싶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닐 것이다.


누군가를 끝까지 책임진다는 건, 단순한 사랑을 넘어선 깊은 결단이기 때문이다.


'Be alive'




내 주변에는 선교사님들이 꽤 계시는데, 내가 보기엔 이분들이 진정 이타적인 삶을 사는 삶 같다.


몇 년 전 인도로 파송된 한 선교사 언니가 있다.


그 언니는 꾸준히 내게 선교 편지를 보내는데, 보낼 때마다 공동체가 점점 확장되고,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언니의 삶으로 'Good News'를 전하는, 타인을 향한 삶을 선택한 것이다.



세상 속에 살고 있지만 세상의 것을 바라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 와중에 어느새 예쁜 딸도 둘이나 낳았다.


언니는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명확해 보였다.

사랑하는 가정과 공동체를 지키는 것.


그 선교지에서 힘든 일도 많이 겪지만, 그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행복해 보인다.


언젠가 내가 더 준비된다면, 언니의 사역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싶다.


그러게....


오늘은 비가 더 이상 오지 않을 것 같다.

공원에 런닝하러 나가야겠다 :)

헬스장답답했그등요...


https://www.youtube.com/watch?v=XZBB6s1pQBg


keyword